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인간·사회본질에 초점
자화상을 자주 그리진 않는다. 하지만 뭔가 '꺼리'가 생겼을 때 한 번 그려보면 내가 고민했던 지점에 대한 답을 찾게 되곤 한다. 2006년 전주서신갤러리의 자화상전에 내놓은 이 작품은 약간 흘겨보는 듯한 모습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완전한 얼굴, 표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진실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 웃는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분명한 표정이 정말 우리 내면을 대신할 수 있을까.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마음을 솔직하게 담는 게 우리의 사람살이와 닮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화상을 포함한 나의 그림은 상식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부조리한 사회나 인간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을 응시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기괴하다거나 무섭다는 이야기도 가끔 듣는다. 일부러 어둡게 그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닌데, 형체나 색채를 재해석하다 보니 다소 기괴하거나 무섭게 보이는 것 같다. 때론 사람들은 내게 팔리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지만, 작품이 팔리고 안 팔리고 간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인간과 사회의 본질에 직시하려는 모습을 담고 싶다.
▲ 서양화가 조 헌씨는 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전국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수십차례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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