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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은퇴식 "캡틴, 오 마이 캡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영원한 주장' 이숭용(40)이 팬들의 따뜻한 박수 속에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열린 18일 목동구장.

 

경기 시작 40여 분을 앞두고 햇살이 비추는 그라운드 위로 레드 카펫이 깔렸다.

 

이숭용은 친구인 가수 서진필의 축하 공연 속에 사회자가 '영원한 주장 이숭용'을 외치자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무려 18년을 한 팀에서 뛴 이숭용을 향해 팬들은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넥센 구단 직원들은 이숭용의 등번호와 얼굴, 이름 및 '캡틴, 오 마이 캡틴!'이란 헌사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은퇴식 진행을 도왔다.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숭용은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 뒤 자신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이 전광판에 흐르는 것을 바라봤다.

 

이숭용은 구단과 선수협회, 팬클럽이 주는 선물을 받으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은퇴식 1부를 마친 이숭용은 시구자로 다시 등장해 시타자로 나선 아들 승빈 군에게 가까이 다가가 공을 가볍게 던져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에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숭용은 수비에서는 여전히 빈틈없는 포구 실력을 뽐냈지만 타석에서는 애초 목표했던 안타 수확에는 실패했다.

 

넥센에서 아끼던 후배 장원삼과 맞대결을 벌인 이숭용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4회말에도 2루수 땅볼에 그쳤다.

 

마지막까지 이를 악물고 1루를 향해 질주한 이숭용은 아쉬움과 쑥스러움, 홀가분함이 뒤섞인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숭용은 5회말이 끝나고 클리닝타임에 열린 2부 은퇴식에서 정식으로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

 

다시 레드카펫을 밟으며 운동장에 나간 이숭용은 전광판을 통해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를 본 뒤 마지막으로 정든 다이아몬드를 한 바퀴 돌았다.

 

홈에서 출발해 1루와 2루, 3루를 돌아 다시 홈으로 돌아오는 한 바퀴로 이숭용의 선수 인생을 그려낸 이벤트였다.

 

이숭용은 1루에서 초등학교 은사, 2루에서 친구들, 3루에서 김시진 감독을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선수 인생을 마무리한 이숭용은 마지막으로 홈플레이트에서 가족과 얼싸안고 감격을 나눴다.

 

팬들은 '이숭용!'을 연호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관중의 뜨거운 환호에 눈시울이 붉어진 이숭용은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라운드 한복판에서 눈물을 훔쳤다.

 

이숭용은 "아무것도 모르고 유니폼이 멋있어 보여 시작한 야구가 30년이 됐다"면서 "그동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숭용은 "선수 생활은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제2의 인생에서도 멋있는 이숭용으로 남겠다"며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기념 티셔츠를 차려입은 넥센 선수단은 한마음으로 헹가래를 치며 '영원한 주장'의 새 인생에 축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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