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1 14:49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1020 꿈 그리고 끼
일반기사

율동에 맞춰'점프'… "춤 잘추는 아이돌 가수 될래요"

진안 외궁초 '음악줄넘기팀'...학생들 넘치는 끼 발산… 실력·학업성적도 '쑥쑥'… "반복되는 연습에 '파김치'… 체력향상엔 큰 도움"

▲ 최영조 지도교사와 대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음직여 움직여 움직여 너의 몸을 움직여 ♪~ 훔치셔 훔치셔 훔치셔 너의 맘을 훔치셔 ♬~ 요즘 뜨고 있는 아이돌 그룹 달샤벳의 '슈파두파디바'란 곡이다. 경쾌한 멜로디의 이 노래로 한 시골마을이 생기를 되찾고 있다. 휴일을 뺀 매일 오후 2시 40분부터 4시 20분까지 쉴새없이 흘러나오는 이 노래의 진앙지는 첩첩산중의 산골오지인 진안 성수면 외궁초등학교(교장 이연형) 후편 강당. 파란 단복(團服) 차림을 한 이 학교 학생 남녀 각각 5명씩 짝을 이뤄 흥겨운 음악에 맞춰 다양한 스텝을 선보인다. 바닥을 두드리는 '착착'소리가 정감을 더하는 방과후 '음악줄넘기'시간이다.

 

13일 오후 3시께 연습장에서 만난 김새빈 군(4년)은 "처음엔 친구들과 재밌게 놀 생각에 음악줄넘기 팀원이 됐지만, 지금은 장래의 꿈이 됐다"면서 "특성을 잘 살려 미래에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딸 요량"이라고 '끼 속에 숨은 꿈'을 내비쳤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키를 키울 수 있다'는 주변의 권유에 생각없이 음악줄넘기를 시작했다"는 정선영 양(5년)은 "지금은 하루라도 음악줄넘기를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실 정도"라고 마니아임을 자칭했다.

 

선영 학생과 사촌지간인 달영·혜영(4년) 쌍둥이 자매는 "이 운동을 통해 내면에 잠재돼 있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커서 율동을 겸비한 아이돌 가수가 될 꿈을 꿨다.

 

줄넘기는 누구나 아무 곳에서나 쉽게 할 수 있는 국민 간편운동 중 하나. 뛰는 동작으로 운동효과도 매우 크다.

 

하지만 단순한 동작이 반복되어 금방 싫증을 느끼게 한다. 재미가 없다보니 오랫동안 하기도 어렵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게 음악줄넘기다. 말 그대로 줄넘기에 경쾌한 음악을 가미했다.

 

다양한 스텝에 줄을 돌리는 방법도 수 십가지라 절로 흥이난다. 뛰기만하는 기존 줄넘기와 달리 허리, 무릎이 좋지않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

▲ 진안 외궁초등학교 음악줄넘기 팀이 시연을 보이고 있다.

효과가 알려지면서 다이어트를 위해, 키 크기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음악줄넘기에 빠져들고 있다.

 

외궁초의 음악줄넘기 팀(현 지도교사 최영조)은 지금으로부터 7년전인 2005년 초께 꾸려졌다. 음악줄넘기가 붐을 일으킬 즈음, 새로 부임한 서길종 전 교감이 이를 제안하면서부터다.

 

진안교육청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좋은 운동으로 판단, 음악줄넘기를 특색사업으로 삼을 때도 이 무렵이다.

 

그 해부터 이 학교 음악줄넘기 팀은 매년 10월과 11월 중 개최되는 음악줄넘기대회(진안교육장배, 전북도교육감기, 아람단배)에 선수로 참가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썩 좋았다. 지금까지 20여차례가 넘는 대회에 참가, 11차례 우승을 한 가운데 지난 10월 15일 열린 도단위 '제28회 청소년 예술제' 음악줄넘기 초등부문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음악줄넘기의 메카로 알려질 만큼 진안은 각종 대회때마다 상을 휩쓸어왔고, 그런 '종가집(?)'에서 외궁초 음악줄넘기 (여학생)팀은 한때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맏며느리(?)'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꾸려진 지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실력이 일취월장한 외궁초 음악줄넘기 팀은 그 덕에 2005년과 2006년 '음악줄넘기 연구학교'로 지정되기에 이르렀고, 많은 팀들이 이를 표본화했다. 음악줄넘기에 관한한 선진사례였던 셈이다.

 

그러한 성과 뒤에는 전교생 46명 가운데 17명(선수급 10명)이 참여한 이 학교 음악줄넘기 팀의 열의가 숨어있다.

 

연습은 주로 1·2교시와 3·4교시 사이에 있는 '중간놀이시간(30분)'과 방과후(1시간 40분) 시간을 활용한다. 반복되는 연습에 '파김치'가 될 법도 하지만, 내심 싫은 기색은 없다.

 

팀 맏형격인 김무겸 학생(6년)은 "음악줄넘기를 통해 학업공부로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데 힘이 왜 드냐. 말도 안된다. 도리어 건강도 챙기고 밥맛도 좋아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이 운동은 순발력, 유연성, 점프력 및 민첩성이 좋아지고, 인내심과 지구력, 신장, 비만예방에 좋을 뿐더러, 인성교육 및 학업성취도 면에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며 예찬론까지 폈다.

 

음악줄넘기에 심취한 이들 만큼이나 이 학교 음악줄넘기 지도교사로 온지 채 2년도 안된 최 교사의 지도론 또한 남다르다.

 

3학년이 태반인 신입 팀원이 들어오면 고학년과 짝을 지어 동작을 배울 수 있게 '스스로 학습법'을 적용하는 등 동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대회를 나갈때마다 직접 간식을 챙겨오거나 자가용으로 학생들을 대회장까지 실어나르며 측면지원에 열성이다. 학생, 지도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됐기에 가능했던 일인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