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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문학관 관장의 '완장'

이화정 문화부기자

지난 13일에 열린 제29대 전북문인협회(이하 전북문협) 회장 선거. 열기가 뜨거웠던 이날 선거에서 김형중 후보(기호 1번)는 "전북문협 사무실을 전북도립문학관으로 옮겨 문인들의 사랑방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런데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임시 의장인 이동희 전 전북문인협회 회장이 단상 위로 올라가 언성을 높였다. 그가 정군수 후보(기호 2번·회장 당선)를 직·간접적으로 밀고 있다는 의혹을 받은 터였다.

 

"전북도립문학관은 내가 제안해 만든 것이다. 그 역할과 기능을 누가 아나. 관장인 나 외에는 도지사도 모른다. 그런데 그 공약은 틀렸다."

 

내 귀를 의심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건 "도립문학관이 내가 제안해 만들었고, 나만 안다"는 거였다. 그때부터 그에게 '완장'이란 이미지가 아른거렸다. 심지어 전북도가 전북문협과는 별개로 도립문학관을 운영해달라는 단서까지 달았다고 했다. 전북도에 확인한 결과 문화예술과 담당자는 "도립문학관을 전북문협과 별개로 운영해달라고 한 적은 없다. 다만 전북문협 사무실까지 옮겨가며 도립문학관이 전북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물론 그가 지난 3년 동안 해놓은 일도 많다. 도립문학관 개관을 추진하는 것도, 전북문협이 한국문인협회로부터 최우수지회로 선정받은 것도, 문인대동제를 개최하는 것도 그의 업적이다. "어떤 문인협회 회장보다 열심히 일했다."는 게 문인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도립문학관 건립에 쌓은 공로가 있다고 해도, 관장으로서 도립문학관 역할과 기능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해도, "모든 건 내가 한 일"이라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이를 위해 힘을 보탠 또다른 문인들을 욕보이는 것이다.

 

그가 회장으로서 이토록 부단히 뛰어다녔는 데도,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낼 수 없었던 건 '완장' 이미지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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