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열 경남대 부총장
어떤 학교를 학부모들은 선호하는가? 학부모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학교는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계발하는 학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는 학교,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위치하면서도 대학진학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교, 일반고이면서도 특목고에 못지않게 대학진학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교 등등일 것이다. 이렇게 학부모가 마음에 들어 할 학교들은 한마디로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좋은 학교라고 불리는 학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여건이 비슷한 주변의 학교들과 비교할 때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에는 학생의 특성, 지역사회 여건, 가정환경, 학교의 특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이들 요인이 잘 어우러진다면 학생들이 교육적 성취는 분명 높아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루어진 학교 효과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듯이, 좋은 학교는 다른 요인(예: 학생특성, 가정환경, 지역적 특성 등)이 비슷할 경우에, 학생들이 그 학교에 다니는 것이 다른 학교에 다니는 경우보다 높은 교육적 성취를 내도록 만드는 학교이다.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좋은 학교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를 중요시 하면서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 또는 개발해 주려고 노력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교과 공부를 통한 지적인 계발을 소홀히 하는 학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적인 계발을 경시하면서 다른 것을 잘 하게 하는 학교는 사실상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지적 공부를 소홀히 하는 학교들은 그들 학교의 학생들의 학업성취가 낮은 이유를 학생들을 전인적으로 교육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지적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전인교육이 가능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다. 전인이란 지, 덕, 체가 균형있게 발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좋은 학교는 지적인 교육을 기본으로 하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욕구의 충족을 가능하게 하는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학교들이다.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좋은 학교는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학생들의 교육에 헌신할 수 있는 학교이다. 선생님들은 전시성 행사를 하는 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 학생들의 교육을 함께 의논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학교, 학생들과 상호작용이 활발하고 가르침의 결과가 학업성취도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학교를 좋아 한다. 선생님들은 이런 학교에서 자신들의 학생들과 인격적 교감을 하며, 최선으로 그들을 돌보려고 애쓰면서 머물고 싶고 근무하고 싶어 한다.
좋은 학교는 개인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 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가정 배경 등에 따른 학생들 간 학업성취의 차이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비록 가정이 어려워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여도 학생들은 학교 교육을 통하여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른바 학교를 통하여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잠재적 능력이 좋은 학교의 교육을 통하여 보다 더 계발되기 때문에 학교 이외의 교육에 덜 의존하게 되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좋은 학교는 국가적 수준에서는 한정된 재원으로 국가가 기대하는 교육목표의 달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때문에 교육투자의 효율성을 높인다.
좋은 학교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사명감을 갖고 다함께 뜻을 모아 '좋은 학교 만들기'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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