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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산업

스포츠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가장 낮은 단계는 헬스 등 기계와 함께 하는 운동이다. 바로 윗 단계는 자연과 더불어 하는 운동이다. 골프가 이에 해당한다. 그 위는 승마처럼 동물과 하는 운동이다. 그리고 맨 윗단계는 남녀가 밤에 하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누가 웃자고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꽤 그럴듯하다.

 

실제로 국민소득의 변화에 따라 국민들의 레저 형태도 변화해 왔다. 레저업계에서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으면 테니스, 1만5000 달러는 골프, 2만 달러는 승마, 2만5000 달러 시대는 요트가 대중화 된다고 보는 게 통설이다. 한 때 테니스가 귀족 스포였던 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해서 인지 요즘 승마가 각광받고 있다. 한국마사회(KRA)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9월까지 한 번이라도 말을 타 본 사람은 66만2200여 명이었다. 어림잡아 1년에 90만 명 쯤 승마를 즐긴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승마장도 지난 해 9월 말까지 330개로 늘어났다. 이제 승마도 '귀족 레포츠'에서'생활 승마'로, 대중화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승마는 남성보다 여성이 즐겨한다. 여성은 생리적 특성상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골격이 약화되고 비만해지기 쉽다. 이러한 시기에 승마는 전신 운동을 통해 허리 운동 및 유연성을 향상시킨다. 또 바른 자세를 통해 어긋나 있는 뼈가 제자리를 찾고 골반을 더욱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스포츠로 즐기기도 하지만 재활승마로의 역할이 크다. 중년 남성들의 말 못하는 고민 1위인 전립선염에 좋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말을 타면 전립선과 좌골 등에 마사지 효과가 커, 자신감 넘치는 신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2011년 2월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자치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말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원조격으로 전국 2만8000여 마리의 77%를 육성하는 제주도를 필두로 경북 영천과 구미 상주, 충남 홍성, 경기도 화성, 강원 정선, 전북 장수 등이 그러하다.

 

농촌진흥청은 여기에 더해 말고기 산업을 농촌의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육용마를 키워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말고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지식경제부로 부터 '말 레저 특구'로 지정된 장수군도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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