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연령 제한'등 제시…판소리 예선은 실내 경연 요구 / 일부 국악인만 참여하는 대사습보존회 폐쇄성 탈피 주문도
지난 11일 폐막한 제3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이하 전주 대사습)는 집토끼(경연)만 고수해오다 산토끼(기획·초청 공연 등)를 불러들여 온고을 잔치를 벌였다.
30여 년 만에 전주 한옥마을로 나올 때까지만 해도 '관객 동원 실패'라는 멍에를 안고 있었던 전주 대사습은 올해 경연(예·본선)을 통해 명인·명창 발굴, 국악 대중화를 해결해나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대사습 장원 수준의 하향 평준화는 매년 지적되고 있으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미해결된 과제. 이는 대사습 참가자들의 수준 저하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꼭 해결이 필요한 숙제다.
종합심사위원장을 맡은 성창순 명창은 문제 해결을 위해 참가자 나이를 40대로 제한하자고 말했다. 판소리와 같은 전통예술은 연륜을 배길 수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전주 대사습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없고, 다른 논란이 나올 수 있지만 나이 제한에 대한 성 위원장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올해 야외에서 진행된 판소리 부문 예선은 실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뒤늦은 질책도 나왔다. 기획·초청 공연 준비 등으로 분주한 소리문화관 대신 관람객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전주 공예품전시관 야외무대에서 판소리 부문 예선이 열리면서 참가자들이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경연이 치러졌기 때문. 성 명창은 "소리는 관중이 있으면 분위기가 달라진다"면서도 "힘들고 불편한 환경에선 마음 놓고 소리를 할 수가 없다. 예선도 경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실내에서 차분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 대사습이 수많은 시민들을 '판'으로 끌어들여 성공한 만큼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도 일부 국악인들만 참여하는 폐쇄성을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대사습보존회와 전주시·방송사가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공동 추진위원회'(가칭) 상설 기구화도 검토 대상이다.
전주시와 전주MBC는 상설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전문 기획자를 영입하고 예산을 투명하게 처리하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반면, 대사습보존회는 대사습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견제 심리가 있다. 오히려 대사습보존회는 몇 년 전부터 논의돼왔던 대사습청 건립을 정부에 더 강하게 요구할 태세다.
올해 판소리 명창부 심사에 참여했던 정회천 전북대 교수는 "대사습보존회가 언제까지 국악원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을 건가"라면서 "대사습보존회가 지자체로부터 공신력을 검증받아 대사습청 건립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전주 한옥마을에 소리문화관 같은 대사습청이 마련 돼 대사습에서 배출된 명인·명창들이 상주해 수준높은 공연을 내놓으면 그것이 바로 전주·전북의 브랜드 공연 아니냐"면서 "전주 한옥마을일대가 소리꾼들의 중심 무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