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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전세금 1억원 육박…세입자 빚내서 빚갚아

전세자금대출 1년새 36.2% 늘어…대출 보증액 10조원 돌파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방현덕 기자 = 377만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이 평균 1억원에 육박했다. 전세보증금은 2년새 24% 가까이 증가했다.

치솟는 전세금을 마련하려고 받은 대출 부담도 늘었다. 월세 세입자는 대출 원리금을 갚으려고 다시 빚을 낸 대출금의 비중도 약 7%에 달했다.

25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전세 가구가 낸 전세금은 올해 평균 9천274만원씩이다.

전세금은 2010년 조사 때만 해도 7천496만원이었다. 2년 만에 전세금이 23.7% 뛴 것이다.

세입자의 평균 소득도 늘었지만, 전세금 증가율에는 못미쳤다. 전세 가구의 경상소득은 2010년 3천910만원에서 올해 4천380만원으로 1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년 전에는 소득의 2배만 집주인에 쥐어주면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게 올해는 3배 가까이 줘야 하는 셈이다.

월세보증금도 2010년 가구당 평균 1천127만원에서 올해 1천311만원으로 16.2% 비싸졌다. 전세난에 저금리 기조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소득에 견줘 전ㆍ월세보증금 부담이 커지자 금융회사에서 받는 보증금 대출이 늘었다.

전세금대출에 대한 주택금융공사의 누적 보증액은 올해 10조원을 돌파했다. 1~11월 7조4천억원의 보증이 새로 이뤄져 2010년 같은 기간 3조6천억원의 2배를 넘었다.

2010년 2천57만원, 2011년 2천51만원이던 부채보유 가구당 전세보증금 대출액(담보대출+신용대출)은 올해 2천7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36.2% 급증했다.

전세 가구의 금융자산ㆍ부채비율(금융부채를 금융자산으로 나눈 값)은 지난해 19.4%에서 올해 20.7%로 올랐다. 부채는 가처분소득의 1.35배에서 1.52배로 늘었다.

347만 월세 가구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이들이 진 빚의 6.7%(183만원)는 대출금을 갚으려고 또 지게 된 빚이다. 지난해보다 0.9%포인트(8만원) 늘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수석연구위원은 "`대출 돌려막기'를 하려고 돈을 빌리는 월세 세입자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이 같은 `렌트푸어(rent poorㆍ보증금에 고통받는 세입자)'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을 선거 기간 제시한 상태다.

박 당선인의 공약은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돈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빌리고 세입자가 대출 이자를 월세처럼 내는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가 핵심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집주인과 세입자의 합의가 이뤄지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 보증을 추가해 집주인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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