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30일 전남 구례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남부사무소 옆 종복원기술원에서 만난 이승훈씨(41)는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추적 관찰하는 추적팀에서 일하고 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추적팀은 3개 팀이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가 있는 경남 산청과 전북 남원, 전남 구례에 위치한 3개 팀이 지리산을 3분하여 곰을 관리하고 있다.
매일 곰에 부착한 전파발신기 신호음을 추적하며 곰의 위치를 파악한다. 곰이 움직이는 공간적 범위, 개체 밀집도, 서식환경의 변화 등 기초적인 생태 자료를 수집한다.
곰의 배설물까지 일일이 수거해 분석한다. 발신기를 교체하거나 곰의 건강 검진을 위해 포획하기도 한다.
이 씨는 "곰은 바위굴이나 나무굴 속에서 동면하는데, 포획해 굴 밖으로 옮겨 검진 하는 일은 매우 힘든 작업"이라고 말했다.
발신기 수신음이 비정상적으로 울리면 비상 상황이다.
이 씨는 "정상 수신음은 1분에 40회 정도 울리지만, 1분에 20회 정도로 신호음이 크게 줄어들면 비상이다. 곰의 신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곧바로 곰을 찾아 산으로 들어간다. 곰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프거나 올무에 걸린 경우, 갑작스럽게 죽은 경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곰의 신병을 시시각각 체크해야 하니 추적팀에게 토요일과 일요일은 물론 명절도 없다.
그는 "반달가슴곰을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절실한 사명감이 없으면 일을 못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씨가 좋아하는 반달가슴곰은 제석이. 천왕봉 옆 제석봉 이름을 붙여 방사했던 곰이다. 그러나 제석이는 올무에 허리 부위가 걸렸고, 추적팀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기사회생한 제석이는 결국 야생에 돌아가지 못하고 종복원기술원 생태학습장에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 씨는 생태학습장 우리에서 서성대는 제석이를 보며 "올무 상처 때문에 허리가 잘록해졌다. 너무 안타깝다"며 "올무와 창애 등 야생동물들에게 치명적인 불법엽구가 사라져야 반달가슴곰 복원사업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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