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판 '꽁지' 역할 권유한 뒤 돈 가로채
식당 주인에게 도박판 자금책인 속칭 '꽁지' 역할을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용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5·여)씨는 8월초 친구들을 데려와 식사를 한 뒤 고스톱 도박을 벌이던 손님 이모(61)씨를 알게됐다.
그는 1시간여 도박을 하고 자릿세로 5만∼7만원을 쥐어주며 김씨의 환심을 샀다.이씨가 홍모(55·여)씨 자매 등을 데리고 서너번 정도 식당을 찾아와 도박을 했을 즈음 김씨는 아예 자신의 집까지 도박장소로 내어줄 정도로 이씨와 친해졌다.
같은달 22일 김씨는 이씨가 도박판에서 꽁지 문모(63·여)씨에게 돈을 빌린 뒤 꽁지비로 100여만원을 주는 것을 목격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단 생각에 잠길 때쯤 이씨 등은 문씨와 말다툼을 벌이더니 문씨를 쫓아냈다.
이씨는 "누님이 꽁지 역할을 좀 해라. 현금 3천만원만 있으면 시간당 100만원 벌 수 있다"며 꼬드기기 시작했다.
김씨는 다음날 오후 1시께 동생에게 빌린 1천500만원을 포함, 2천100만원을 마련해 다른 곳에서 도박판을 벌이던 이씨를 찾아갔다.
몇 차례 판이 돌아갔을 때 도박꾼 홍씨는 김씨에게 2천만원 짜리 수표를 현금으로 바꿨다.
잠시 뒤 홍씨는 "현금이 부족해 도박이 잘 안 된다.
잠시 나가는 길에 은행에서수표를 환전해 올테니 기다리라"며 김씨에게 준 수표를 다시 받아서는 밖으로 나갔다.
김씨는 정신을 빼놓을 정도로 언변이 좋은 이씨에게 속아 수표와 현금을 모두 홍씨에게 건넨 것이다.
잠시 뒤 도박꾼들은 순차적으로 밖으로 나갔고, 그제야 김씨는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식당에 찾아와 친분을 쌓은 이씨, 도박꾼 홍씨 자매, 쫓겨난 꽁지 등이 모두 자신을 속이기 위한 사기단이었던 것.김씨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용인서부경찰서는 홍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언니(58)와 이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문씨 등 2명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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