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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안도현

안도현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시인이다. 80년대 초반에도 그는 지역 문화운동의 현장을 지키는 시인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어교사였지만 전교조 교사로 교육운동을 하다 학교에서 쫓겨났다. 94년 복직이 되어 다시 교단에 섰지만 3년 만에 이번에는 스스로 교직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대중적 기반을 확고하게 다져놓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연어’를 내놓은 지 1년만이었다. 창작 작업은 더 치열해졌고, 시집과 산문집을 아우르는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그는 한국의 대표 시인이자 인기작가가 되었다.

 

그는 한동안 연애시류의 시쓰기와 대중들을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산문쓰기에 집중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른바 ‘인기작가’ ‘대중작가’ 되어 그 인기세로 대중적 이미지를 공고히 다지는 동안에도 그는 통일운동과 교육운동을 실천하고 있었다. 북한어린이돕기로 통일운동의 전면에 나섰으며 사회변화에의 갈망을 현실참여로 담아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현실참여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으로 이어졌다. 정치활동 보폭은 갈수록 넓어져 교육감 후보 선거캠프 중심에서 선거운동을 주도하거나 국회의원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회를 이끌었으며, 지난 19대 총선 때는 한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에도 참여했다. 정치활동이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전개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그의 행보에 쏠렸다. 정치권으로 나갈 것이라는 혐의(?)를 받은 것도 이즈음이다. 그러나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정치는 하고 싶지만 결코 정치인은 되지 않겠다.”

 

그렇다면 안도현은 왜 그렇게 치열하게 정치활동을 하는가. “우리는 모두 현실적인 존재들이다. 투표가 개인의 중요한 정치행위이듯 정치인이나 정책을 욕하는 것도 모두 정치행위다. 단순한 일상을 제외한 많은 것들이 정치행위다. 문인이나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의 정치행위가 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의 이어지는 항변이 있다. “개인적 욕망을 앞세워 자리를 차지하거나 권력에 빌붙기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 ‘글쟁이’로 말한다면 자신의 글을 이용한다는 게 나쁜 거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용기가 있고, 할 말을 해야 될 때가 있다면 누구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가 지금 ‘선거법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거리로 나오지 않고도 글로만 묶여 정치를 할 수 있는 현실이 아직 그에게는 멀리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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