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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 결정 이뤄지기까지] 신유·신해박해 순교 인정…치명자산서 시복식 유치 노력

▲ 전주 치명자산 성당.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병인박해 순교자 103명을 성인으로 시성했지만, 선교사들이 국내에 파견되기 전에 한국 천주교회를 일궈낸 인물들은 당시 누락됐다. 이번에 시복되는 인물들은 제2차 시복시성 대상자들이다.

 

한국 천주교는 당시 103명에 대한 시성식이 끝난 직후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신해박해(1791)와 신유박해(1801)의 순교자들이 시복 시성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주교회의 200주년 기념 사업위원회와 각 교구에 의해 진행됐던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 노력은 1997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 총회에서 ‘통합 추진’이 결정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신유박해 200주년 기념해인 2001년 10월 18일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한국 순교자들의 시복 안건을 통합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 2004년 7월 시복조사 법정을 개정하게 됐다. 이후의 과정은 증인들에 대한 소환 조사, 문서 증거 제출, 공적 경배가 없음을 조사하는 현장방문, 소송 기록물 공표, 보충 증거 제출, 번역문서 제출, 사본 작성과 문서 대조 등의 작업으로 진행됐다. 법정은 총 36회에 걸쳐 개정됐으며, 2009년 5월 폐정으로 한국 천주교회 차원의 시복 시성 조사가 완료됐다. 시복조사 문서들은 2009년 6월3일에 교황청 시성성에 정식 접수됐으며, 지난해 3월 시성성 역사위원회 심의와 8월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회의, 10월 신학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후 이날 최종 발표됐다.

 

‘시복시성(諡福諡聖)’은 신앙이 깊고 덕행이 뛰어난 가톨릭 신자를 기리기 위해 사망 후 복자(福者)나 성인으로 추대하는 것으로, 해당 교구의 신청을 통해 교황청 전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교황이 최종 결정한다.

 

한편, 전북도는 이번 시복 대상자 중 24명이 전북 순교자들이라는 점을 들어 천주교 성지로서의 의미가 깊은 ‘치명자산’에서 10월 중 시복식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시복식의 전북 유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복식은 보통 교황청 시성성 장관이 교황을 대리해 거행하며, 장소는 로마에서 하거나 시복 재판을 추진한 교구 현지에서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dpa 통신은 이번 시복은 교황이 오는 8월 대전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함에 앞서 이뤄진 것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교황이 대회에 참석할 경우 당초 10월에 열릴 예정이던 시복식은 교황 방한 기간 중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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