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재계산하니 11.1% 달해
'사실상 실업자'가 정부 공식 통계의 3배가 넘는 31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에서 공식 발표된 지난달 실업자는 103만명이다.
그러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계해보니 취업준비자 등 '사실상 실업'에 해당하는 사람은 이 수치의 3.1배인 316만명에 달했다.
'사실상 실업'은 통계청 공식 집계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불완전 취업, 잠재구직자 등 실업과 마찬가지인 사람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개념이다.
이 실업자에는 ▲통계청 분류상 공식 실업자 103만명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 취업 희망자 33만3천명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 56만5천명 ▲59세 이하 '쉬었음' 인구 86만2천명 ▲구직단념자 37만명이 포함된다.
사실상 실업자이지만 통계적으로 실업자로 잡히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이들을 포함하면 실업률도 공식 실업률보다 올라간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실업률은 3.9%다.
경제활동인구 2천671만4천명 중 실업자 103만명의 비율을 계산한 수치다.
그러나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 59세 이하 '쉬었음' 인구 등 사실상 실업 상태인 비경제활동인구를 경제활동인구에 포함해 계산하면, 경제활동인구 2천851만1천명 중 실업자는 316만명으로 실업률은 11.1%에 이른다.
4월 기준 사실상 실업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297만8천명, 2013년 298만4천명에서 올해는 3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해 계산한 실업률도 2012년 10.9%, 2013년 10.8%에서 올해 11%대로 올라왔다.
최근들어 고용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 달리 여전히 취직이 어렵다는 목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데에는 이런 공식 통계치와 현실의 괴리가 한몫한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정부가 집계하는 실업률 기준은 너무 협소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실업자'와 같은 통계의 사각지대는 고용 정책 수혜를 제대로 입지 못해실업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통계청은 공식 실업 통계의 허점을 메울 수 있는 '노동 저활용 지표'를 오는 11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노동 저활용 지표는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 가능성도 있는 '시간관련 불완전취업자', 취업가능성이 없는 구직자와 구직하지 않았으나 취업가능성이 있는 자 등 '잠재노동력' 등을 현행 공식 실업자와 함께 고려해 실업률을 산출하는 지표다.
통계청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하는 실업률 보조지표 국제기준에 따라 지난1월부터 노동 저활용 지표를 개발 중이다.
이 지표를 활용하면 현재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고 있는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로 포함되고 있지만 노동 시간이 짧아 실제로는 실업과 다름없는 상태인 경우 등까지 포함해 실업 상황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학계나 언론 등에서 산출해 온 '사실상 실업자'처럼 현재 통계보다 더 넓은 개념의 실업 통계가 공식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노동 저활용 지표를 통해 실업률을 기준별로 4가지로 나눠서 11월에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는 관계부처 등과 세부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노동 저활용 지표를 통해 실업 상태를 더 넓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