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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얼 태권도, 세계속의 태권도원] 1부 태권도 종주도 전북-⑦품새·시범경연 활성화

대학·언론·지자체 똘똘 뭉쳐 태권도 새 부흥기 열어

▲ 제8회 우석대 총장기 전국품새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60년대까지 주로 관(館, 도장) 중심으로 이뤄지던 태권도 수련이 70년대 이후부터 학교 등으로 옮아가면서 태권도 수련자들도 바뀌게 됐다. 60년대에는 일반 성인과 중·고생들이 도장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각종 대회에 출전했으나, 요즘에는 학교나 실업팀 등에서 수련하는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고 일반 도장들은 유치원생과 초등생 등만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전북이 주도했던 태권도의 경기화(스포츠화)가 올림픽 종목 채택 등 태권도의 세계화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태권도의 전문화(엘리트화)라는 한계를 초래하기도 한 것이다. 즉, 태권도가 경기화되면서 경기에 참여하는 소수의 전문수련자들만의 스포츠로 변질되고,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의 역할은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질과 양의 균형이 깨진 이러한 편향적인 발전은 사실 태권도의 경기화가 시도될 때부터 제기됐던 우려이기도 하다. 무술로서의 태권도는 원래 품새(형)와 겨루기, 격파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경기화된 태권도는 이 중에서 품새와 격파 등 경연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겨루기만을 채택했다. 게다가 선수의 안전과 운영의 효율 등을 이유로 무술의 일부 요소들이 경기에서는 제한됨으로써 원래의 태권도와는 거리가 있는 경기의 모습을 띠게 된다.

 

태권도를 보다 풍성하고 가치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도로써의 태권도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반성이 언제부턴가 시작됐다. 전북에서도 이러한 바람은 일고 있었다. 한 때는 전국을 호령했지만, 겨루기에서는 더 이상 수도권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도 작용했다.

 

그 결실은 2003년 우석대 총장기 전국 품새대회 형태로 나타났다. 대한태권도협회가 인준한 이 대회는 겨루기가 아닌 품새와 경연을 대상으로 했으며,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듬해인 2004년에 제1회 대한태권도협회장기 품새대회를 열게 된다. 태권도의 경기화(겨루기)를 이끌었던 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품새대회를 열게 됐게 된 것이다.

 

우석대는 또 2013년 대학연맹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태권 체조와 시범에서 1, 2, 3위를 차지했으며, 대통령기·국방부장관기, 대한연맹, 여성부장관기 등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매년 품새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는 등 지금까지 품새와 시범 등에서 전국적으로 우뚝 서게 된다.

 

우석대는 태권도의 문화콘텐츠화에도 앞서 가고 있다. 2007년 시범단을 창단해 태권도 뮤지컬로는 최초로 서울 국립극장에서 45일동안 상설공연을 했으며, 2009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시범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우석대 총장기 겨루기대회에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5인조 단체전 경기를 도입했다. 1999년 체육학과 선수 3명으로 시작해서 2005년 태권도학과를 창설한 우석대는 올해는 전국의 태권도학과 중에서 처음으로 특성화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6년 태권도 전공으로 시작해서 2010년 학과로 독립한 전주대는 매년 40명의 학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각종 대표 시범단에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대태협 5명, 세계태권도연맹 4명, 국기원 1명, 태권도원 2명 등이다. 올해는 -54㎏급 최현근이 세계대학선수권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3년전부터 미국 7개 체육관과 협약을 맺고 미국에서 인턴십 교육을 받고 있다.

 

2003년 창단된 비전대는 도내 전문대에서는 최초로 2008년부터 3~4학년 심화과정 학사인준을 받았다. 심화과정을 거치면 4년제 인정받아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품새와 시범단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여수엑스포와 상해엑스포 개막식, 그리고 제8회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폐회식에서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세계대회 7연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서영애 사범이 품새를 가르치고 있다. 작년 국민생활대제전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보였으며, 태권체조에서 우수성을 보이고 있다. 한마당 대회에서는 격파왕을 낳기도 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품새 실업팀을 가지고 있는 곳도 전북이다. 완주군청은 지난해 12월 서영애 8단을 비롯한 5명의 선수로 품새팀을 창단했으며, 이후 각종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전북일보사는 10년전부터 무주군과 함께 매년 11월말에 웰빙태권댄스 및 시범경연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겨루기가 아닌 생활체조의 일부로 태권도를 받아들임으로써 남녀노소 누구가 태권도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또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조직위와 전북태권도협회의 공동 주관으로 매년 7월에 열리고 있는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는 태권도인과 일반인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태권도 축제를 지향하고 있으며 올해 8번째 행사를 치렀다. 이처럼 전북에서는 대학들을 중심으로 언론과 기관 등이 힘으로 합쳐 시범공연과 품새, 체조 등에서 태권도의 새로운 부흥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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