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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발주로 지역업체 참여 기회 박탈"

익산시, KTX 서부역사 진입로 확장공사 입찰 / 도내업계 "토목과 전기·통신 분리 원칙인데" 반발

익산시가 KTX 서부역사 진입로 확장공사의 전기·통신공사를 토목공사와 통합 발주해 지역 업체들이 참여기회를 박탈당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기와 통신공사는 별도로 분리발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토목과 전기, 통신, 소방공사를 통합 발주해 지역업체 의무도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지난 9월25일 추정금액 176억3637만원 규모의 KTX 서부역사 진입로 확장공사를 통합으로 발주했다.

 

KTX 서부역사 진입로 확장공사는 익산시 송학동 268-38번지 일원의 도로를 확장하고 지하차도 1개소를 개설하는 공사다.

 

익산시는 이번 공사를 일반경쟁(전국) 방식으로 토목(133억), 전기(5억4700만원), 정보통신(1억7900만원), 소방시설공사(1억6258만원)를 통합 발주했다.

 

현행 전기공사업법 11조에는 ‘전기공사는 다른 업종의 공사와 분리발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정보통신공사업법 25조 역시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공사 또는 「전기공사업법」에 따른 전기공사 등 다른 공사와 분리하여 도급하여야 한다’고 분리발주를 의무화시켜 놨다.

 

그러나 익산시는 전기공사업법 시행령 8조(분리발주의 예외)의 ‘공사의 성질상 분리해 발주할 수 없는 경우’를 근거로 들어 통합 발주했다.

 

분리발주는 수주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일괄 수주를 받은 건설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을 때 저가납품, 납품대금 지연 등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방지하려는 제도다.

 

특히 지방계약법 상 5억(부가세 제외한 추정가격) 미만의 전기나 통신공사는 지역업체를 대상으로 공사를 발주하도록 의무화 돼 있으며, 이번 익산 KTX 서부역사 진입로 확장공사의 전기·통신공사는 모두 지역업체 의무도급 대상에 해당함에도 익산시의 통합발주로 결국 대다수 지역 영세업체들은 입찰 참가조차도 못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도내 전기공사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공고대로 하면 지역업체 대다수가 입찰공고의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해 외지업체 잔치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법에서 정한 분리발주를 하게 될 경우 공사의 전문화로 시공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산업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익산시 관계자는 “공사의 시급성과 지반이 연약한 특성 등을 고려해 통합발주를 결정하게 됐다”며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통합발주를 취소하고 다시 분리발주로 정정공고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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