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시문 1 〉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제시문2〉
우리가 장래희망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주 언급하는 같은 반 친구 둘이 있다. 그 둘은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지만 IT계통의 권위자가 되어 CEO가 되겠다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 그 중 한 친구는 이미 컴퓨터 박사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 게임을 좋아했고 헌 컴퓨터를 사서 뜯고 다시 만들고 하는 일이 취미였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문가가 된 것이다. 할 것은 다 하면서도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는 전형적인 독일 우등생인 이 아이는 놀랍게도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학년이 더 올라가면 부모의 입김이 작용하기도 하겠지만 현재 그의 계획에는 대학이 없다. 그는 아비투어를 마치면 2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컴퓨터만 가지고 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다음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아이와 꿈이 같은 또 다른 친구는 공부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수재다. 등수를 알 수 없는 독일식 성적 처리 방식이 아니라면 아마 우리가 사는 도시뿐 아니라 독일 전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이미 매년 수학경시대회에 나가 독일 전체 수석을 여러 번 차지한 영재 중의 영재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아이는 독일 학교에서는 드물게 취미도 공부요, 특기도 공부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 공부밖에 없다고 모두들 뒤에서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그의 친구들은 ‘왜 하필 인생에서 하는 일이 공부밖에 없는가?’라며 의아해한다. 아이 방에는 학습 계획이 꼼꼼하게 정리되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리고 한가운데에는 ‘목표를 위해 전진하자’라는 표어가 항상 그를 내려다보며 학습 의욕을 자극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흔한 풍경이지만 독일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신기한 구경거리다. 대학에서 컴퓨터 계통의 공부를 하고 성공한 CEO가 되는 것이 꿈인 이 친구가 앞으로 독일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내게도 관심거리다. 열여섯은 결코 많지 않은 나이지만 야심차게 미래를 준비하는 그는 베트남 출신학생이다. 그런데 컴퓨터를 전공하겠다는 아이가 공부만 하느라 시간이 없어 남들 하는 오락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컴퓨터로는 간신히 학교 숙제나 하는 정도라고 한다.
컴퓨터 박사는 다름 아닌 대학도 가지 않고 컴퓨터만 가지고 놀겠다는 다른 친구다. 아주 흥미로운 대조가 아닐 수 없다. 두 녀석은 학교에서도 은근히 서로 견제하는 관계다〈꼴찌도 행복한 교실〉-박성숙
〈제시문3〉
유추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어떻게 배울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생각도구들처럼 유추능력은 훈육과 연습, 학습을 통해 행상된다. 유추적 사고를 자극하는 일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작가인 제럴딘 브룩스는 자신이 유추를 잘하게 된 것이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어머니가 시킨 놀이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놀이는 그녀의 어머니가 시킨 놀이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놀이는 그녀의 어머니가 임의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어머니는 정원을 산책하면서 항상 ‘자, 우리 장원을 살펴보러 갈까?’라고 말씀하시곤 하셨다. 우리는 여기저기를 서성거리며 나무와 돌이 말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벽돌위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도마뱀은 용 이야기에 나오는 영웅이었고, 썩은 나뭇가지에 톱니처럼 돋아난 버섯은 비밀의 장소로 이어지는 요정의 계단이었다. 데이지 꽃은 진달래 가운을 입은 소녀였고, 정원에 있는 모든 것들은 다른 무엇인가의 대역이었다.” 그래서 로버트 프로스트가 주장하다시피, 모든 사물은 은유다. 브룩스는 “어머니가 세계를 보는 방식에는 시가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우리 집의 작은 마당은 또다른 우주였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브룩스는 아이들이 현실에 상응하는 또 다른 가능성의 우주를 발견하게 해야한다고 말한다. 꽃을 사람으로 보고 버섯을 요정의 계단이라고 말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장난감이라고 곧이곧대로 말한다면 그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훼손될지 생각해보라. 브룩스의 말에 따르면 요즘의 장남감은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놓지 않는다. 컴퓨터칩이 사고를 대신해준다. 캐릭터들은 이미 정해져 있고 인형에는 필수 액세서리들이 다 딸려나온다라는 것이다. 모두가 창의성을 위축시키는 것들이다. 스스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 수 없고 그럴 필요가 없는 어린 아이들은 물질이 갖고 있는 다른 가능성과 용도, 목적을 깨닫지 못한다. 어떤 사물을 볼 때 ‘그것이 무엇인가’가 아닌 ‘그것이 무엇이 될까’에 착안해야만 우리는 사물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 논제의 포인트 및 평가기준
■ 논술문을 6단 논법으로 재구성하기
■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제시문1〉과 〈제시문3〉에서 말하는 의도를 요약하고, 이의 관점에서 〈제시문2〉에서 누가 더 성공적인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하여 쓰시오.(900자 내외)
2. 면접 논제
- 창의적인 삶이란 어떻게 사는 삶을 말하는 것인가
- 내가 원하는 삶으로서의 성공이 중요한가 타인의 눈에 비친 성공이 중요한가
- 많은 이들이 가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 학교 공부가 인생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 쟁점 기출문제
- 건국대 2014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 문제지(인문사회계 I)
(문제1) : (가)와 (나)의 관점에서 (다)에 제시된 측정 결과를 분석하시오.(501~ 600자)
-고려대 2013학년도 고려대 모의논술(인문계)
Ⅰ. (1)의 내용을 바탕으로 (2)와 (3)에 나타난 ‘사실’에 대한 관점을 비교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75점)
■ 쟁점 관련 도서
〈생각의 탄생〉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에코의 서재
〈꼴찌도 행복한 교실〉박성숙, 21세기북스
■ 쟁점 관련 영화
쓸데없는 공부 -지식채널e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1. 학생글
성공적인 삶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삶? 내가 원하는 삶?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제시문 1〉에서 화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택했다. 미래가 불분명한데도 도전하여 성공적인 삶을 갖게 된다. 또한 〈제시문 3〉에서는 사물을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비유하게 되면서 상상력. 즉, 창의성이 향상된다고 한다. 위의 제시문들처럼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삶을 살아야한다.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면서 세상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보는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면서 사는 삶은 성공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째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까?’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질문의 답은 간단하다. 타인의 시선이 좋지 않아도 자신이 흥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실력이 향상돼서 단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하는 것 보다 더 가치 있고 성공적인 삶을 살지 않을까? 실제로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학교를 자퇴한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의 흥미를 통하여 성공한 사람들은 많다. 예를 들자면 빌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설립),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설립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제35대 브라질 대통령), 스티브 잡스(애플 경영자)등이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제시문 2〉에서 영재인 베트남 학생보다 전형적인 독일 우등생이 성공한 삶을 살 것이다. 베트남 학생은 머리는 뛰어나지만 공부만 하다 보니 사교성 없고, 컴퓨를 단지 학교 숙제에만 사용하는 반면에 독일 학생은 컴퓨터 조립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를 많이 만져보면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대학을 그 학생의 계획처럼 대학을 굳이 안 가도 얼마든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꾸준히 컴퓨터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면 말이다. 봉가현(원광여고 1학년)
2. 교사 총평
이번 논술문에서는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성공적인 삶인가에 대해 묻고 있다. 대체로 성공이란 타인들의 평가로 나타나는 보여지는 삶으로 볼 수도 있는데 출제자는 제시문을 통해 또다른 의미의 삶을 말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 성공이라고 알고 있었던 일반적인 평가가 진정으로 성공한 삶을 말하는 것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시한다. 따라서 제시문에서는 그런 삶보다는 자신이 가고자하는 삶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논제의 출제자 의도는 일반적이고 상투적으로 말하는 성공보다는 자신이 개척하고, 자신이 선택하는 삶에 의미를 두는 것이 진정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하여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 제시문(대상 도서)에 대한 이해 분석력
어떤 삶이 성공적인 삶인가에 대한 제시문에서의 의도를 잘 분석하고 있다. 가현이는 〈제시문 1〉에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도전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이라고 제시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고 〈제시문 3〉에서도 자신만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삶이 성공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2의 두 학생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밝혔다.
- 창의적 사고력(비판력, 참신성)
논제에서 묻고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 좀 아쉬운 것은 일반적인 성공과 대비해서 자신의 의견을 두드러지게 밝히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출세하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현이는 출제자의 의도를 읽어낸 것은 잘 했다. 다만 자신만의 참신한 사고로 전개하면 더욱 좋은 글이 될 것이다.
- 문제 해결력
전반적으로 문제해결력이 좋다. 논제에서 묻고 있는 것이 누가 더 성공적인 삶을 살 것인가를 묻고 있으므로 마지막 단락의 독일출신 학생과 베트남출신학생의 문제를 먼저 제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중간부분의 예시를 그 뒤에 언급하였다면 좀 더 탄탄한 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문장력 및 표현력
900자라는 짧은 글인데 논제에서 묻고 있는 질문을 또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야 하며 질문형보다는 완결된 문장으로 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술표현은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글이므로 질문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처음 단락이 너무나 길다. 단락 구분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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