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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푹 쉬는 게 중요…면역력 높여야

▲ 장인수 우석대한방병원 한방내과학 교수
메르스(MERS)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마치 먼 나라 이야기만 같고, 말 그대로 중동 지방에서나 유행할 것 같던 메르스가 국내에 상륙하고, 하루가 다르게 환자가 늘어나는 뉴스를 접하면서 한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우리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장기화된다면 국가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메르스는 어떤 병일까. 메르스는 급성호흡기증후군을 동반하는 전염성 질환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질병의 잠복기는 5∼6일(최대 14일)로 추정되며, 주된 증상은 발열과 기침 그리고 호흡이 짧고 급해지는 증후가 나타난다. 사망률은 40%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되었다. 질병의 전파 과정에서 낙타가 매개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낙타고기를 먹거나 낙타와 접촉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이 배포자료에 포함되어 있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낙타에 대한 내용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중요한 권고사항의 하나이고, WHO 기본지침에 포함되어 있다. 메르스 자체가 낙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낙타고기를 피하고 낙타와 접촉하지 말라는 정부를 질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낙타를 구경하기조차 힘든 국내 현실을 고려하자면 다소 동떨어진 점은 사실이다.

 

메르스는 접촉에 의해서 전염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손씻기다. 외출하고 돌아온 직후에는 손소독제를 사용하거나 비누를 이용해서 손을 꼼꼼이 씻는 것만으로도 많은 감염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개인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 중요하다. 질병에 대한 저항력은 특정한 약물이나 식품보다는 잠을 푹 자고, 과로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것이 먼저다. 한의학의 오래된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正氣存內 邪不可干 (바른 기운이 체내에 존재한다면, 나쁜 기운이 감히 범접하지 못한다)’라고 하여, 내 몸의 바른 기운을 기르면, 병을 몰아낼 수 있다고 하였다. 잘 먹고 푹 쉬는 것이야말로 메르스를 이겨내는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메르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감기의 흔한 원인 중에 하나인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한다는 사실 이외에는 아직까지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으며, 백신도 개발되어 있지 않다. 발열과 염증에 대한 처치 이외에 효과적인 치료법 또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검증되지 않은 특정 약물이나 치료법을 강조하거나 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2003년에 세계적으로 유행하였던 사스(SARS)의 경험을 살려보자면 몇 가지 참고할 점도 있다. 사스 역시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서 발병되며, 호흡기증후군을 위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유사점도 많다. WHO 공식보고서(2004)에 의하면 당시 중국과 홍콩에서 사스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했던 임상연구가 있다. 이에 따르면 한약을 병용투여했던 치료군에서 사망률이 많이 낮았고, 폐의 염증 소견을 현저하게 호전시켰으며, 산소포화도를 호전시켰고, 면역기전을 회복시켰다고 보고하고 있다. 사스의 경우가 바로 메르스에 적용된다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방법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메르스의 예방 및 치료에 한약을 이용한 방법을 적극 적용하여 국가 주도의 임상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고 완전히 사라져서, 온 국민 모두가 웃고 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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