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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밀요원인데"…지적장애인 속여 2억 챙긴 공익요원

지적장애인에게 자신을 비밀요원이라고 소개한 뒤 투자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2억여원을 챙긴 사회복무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전북 남원시청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공익)요원 A(32)씨는 남원시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B(37)씨가 지적장애 3급이라는 사실을 알고 '못된 생각'을 품었다.

 A씨는 순진한 B씨에게 자신을 '안기부 3급 간부'라고 속인 뒤 온갖 수법을 동원해 돈을 뜯어냈다.

 A씨는 B씨에게 "내가 안기부 간부인데 남원시청을 감시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잠입해 근무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말을 들으면 승진도 할 수 있고 좋은 곳에 투자해 수익금도 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냈다.

 B씨는 A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고 A씨의 요구에 따라 돈을 건넸다.

 A씨는 B씨의 돈으로 6천만원 상당의 대형 외제차를 뽑아 타고 다니는가 하면 이 차량의 타이어 교체비 200만원을 B씨에게서 받아냈다.

 또 가짜 건강식품을 몸에 좋은 약제라고 속여 300만원에 팔기도 했다.

 B씨는 A씨의 요구에 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친지들로부터 돈을 빌려가며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2억1천여만원의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수십차례 돈을 빼앗긴 뒤에야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는 "안기부에서 너 하나 죽여도 아무도 모른다"며 협박해 오히려 3천만원을 더 받아냈다.

 A씨의 사기 행각은 안기부를 사칭해 B씨의 돈을 빼앗는 사람이 있다는 B씨 지인의 신고로 들통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지적장애로 일반인보다 순박한 B씨를 속이는 악질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확인 결과 A씨는 사기 등 전과 7범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A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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