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한의학과 같은 대체의학 치료에 환자의 시선이 가는 것도 당연한 현상이다. 실제로 미국의 MD앤더슨 암센터에서 대체의학 치료를 받았던 환자는 75.2%나 된다.
암 환자를 일선에서 치료하고 있으면 환자들은 많은 것을 물어본다. ‘한방치료를 받는 것이 과연 안전한 것인가?’, ‘한방 치료가 암 치료에 얼마나 유효한가?’ 등이 있는데, 질문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한방 치료를 받지 말라고 기존 치료 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환자들이다.
이러한 물음은 한의학이 익숙한 한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더 강하다. 미국의 MD앤더슨이나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등의 대형 암센터에는 한의학을 포함한 대체의학 치료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이런 암센터에서 치료를 하고 있다. 침 치료에 대한 SCI 논문의 인용지수가 높은 논문은 미국이나 유럽의 암센터에서 나온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항암제 유발 오심구토는 침, 특히 전침을 시행하는 경우 많이 감소한다거나, 침 치료의 진통효과가 진통제만큼이나 높다는 연구는 모두 외국의 암센터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러한 연구는 침 치료의 안전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 가이드라인에 침 치료가 포함되었다는 점은 이러한 치료가 공인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입증된 내용을 국내에서 암 환자의 다른 증상에도 응용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올 해 전침이 항암제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침 치료는 암의 치료 과정 중 암성 통증, 항암제로 인한 오심구토, 항암제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 방사선치료로 인한 구강건조증에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전기를 사용한 전침이나 약물을 이용한 약침을 응용한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암 환자에게도 법정 급여 항목으로 침 치료가 존재하고 있고, 암 환자는 다른 치료와 마찬가지로 혜택을 받으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이루어지는 연구는 알려져 있던 침 치료의 효과를 입증하는 단계에 있다. 시간이 지나면 통념으로만 알고 있던 수술 부위의 통증이나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장 마비와 같은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도 차츰 입증될 것이다. 단순 침 치료 뿐 아니라 전침과 약침과 같은 응용된 치료는 더 높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도 점차 입증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심각한 호중구 감소 질환 등 침 치료를 일시적으로 제한하거나 유방암 절제 후 림프 부종과 같이 치료 부위를 제한받는 질환에 대한 이해가 된 암 전문가에 의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호 이해를 토대로 암 환자에게 올바른 침 치료가 이루어지면 환자의 증상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종 훈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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