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 등 미국의 대표적 정보통신(IT) 기업들은 파리 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도 정부기관이 손쉽게 감청할 수 있도록 해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의 IT 기업들이 가입한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국가안보의 명분으로 보안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파리 테러 이후 높아진 미국의 일부 정치권과 정보기관의 도·감청 협조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딘 가필드 ITI 회장은 "우리를 보호하려는 사법기관의 노력에는 감사하나 암호화를 약화시키면 나쁜 사람들이 남용할 수 있는 취약성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이 전했다.
가필드 회장은 "암호화는 범죄자들이 우리 은행계좌를 털지 못하도록 막고 악성해커들이 자동차나 비행기를 탈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안 도구"라며 "파리 테러 이 후 우리도 해법을 찾고 있다.
암호화 약화는 해법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129명이 사망한 지난 13일 파리 테러 이후 미국 정치권과 정보기관들은 IT기업들이 정부와 협조해 암호화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위 '뒷문'을 열어둬 도·감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호화나 정보 보안 기술의 발달로 테러리스트 등 범죄자들이 고도의 보안 속에 범행을 모의하고 있어 이를 감시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파리 테러범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복원한 결과 암호화되지 않은 평범한 문자 메시지로도 테러 계획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 같은 주장은 다소 힘을 잃은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