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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고창신

전북은 예향으로 불린다. 예술의 고장이란 소리다. 도민들이 예로부터 예술을 사랑하고 즐겼고, 그 기질이 지금까지 지역사회에 배어 있기에 나오는 말이다. 물론 다른 지역민들도 예술을 좋아하고, 훌륭한 예술가를 많이 배출해 왔지만, 유독 전북이 ‘예향 전북’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은 예술에 대한 특별한 감성 때문이다.

 

하지만 전북은 예술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자를 4명 배출했을 뿐이다. 2013년 서양화가 박남재가 전북 출신 화가로는 처음으로 예술원상을 수상했고, 이전에 남원 출신의 극작가 노경식, 고창 출신의 시인 서정주, 군산 출신의 시인 고은 등이 예술원상을 받았다. 1955년 이 상이 제정된 후 지금까지 203명이 수상한 것을 놓고 보면, 전북 출신 수상자는 1.97%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 전북이 예향임을 우기는 것은 전통, 기질 덕분이다. 전북도는 송흥록 권삼득 김소희 안숙선 등 수많은 판소리 명창을 배출했다. 조선 명필 이삼만에 이어 송성용과 황욱 등을 배출한 묵향의 고장이고, 시인 서정주와 소설가 최명희, 극작가 노경식, 화가 송수남, 김병종, 배우 박근형, 가수 최진희 등 수두룩하다.

 

전북도는 2000년 전주 건지산 기슭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세워 전주세계소리축제를 14년째 치렀다. 전북도가 소리문화의 전당을 만들어 세계소리판을 벌이는 이면엔 판소리가 있다. 판소리 다섯바탕 중 춘향가 흥보가 심청가 등은 전북이 무대다. 고창의 동리 신재효는 판소리 명창을 키우고, 사설을 집대성했다.

 

전북의 음식점과 찻집에는 서예작품과 한국화가 벽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지금도 할매곰탕 등 상당수 음식점이 옛 멋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10월 서예비엔날레 개막 뒤풀이에서 지역 여성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있었다. 중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지에서 모인 200여명의 서예가들이 판소리에 흠뻑 취했을 때 공연이 아쉽게 끝났다. 이에 한 인사가 무대로 올라가 ‘사철가’를 구성지게 부르자 서예가 한 사람이 이어받아 사철가를 끝까지 마무리했다. 이런 분위기가 “역시 전북은 예향이여”소리를 자아내게 한다.

 

전북지역 무형문화재 장인 34명을 초대한 법고창신전(法古創新展)이 8일부터 12일까지 전주대에서 열리고 있다. 백동연죽장, 한지장, 소목장, 선자장 등 전북을 대표하는 장인들의 작품이 예향 전북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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