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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정당·정책정당 향한 새 길

▲ 유성엽 국회의원
지난 12월 17일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났다. 그 누구보다 당을 사랑했고 당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람으로서 이러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참으로 많은 고민과 번뇌의 시간을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는 호남에서 두 번 모두 무소속으로 당선된 재선의원이자 호남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보내는 경고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당선은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왜 무소속을 두 번이나 당선시켜야만 했는지 정읍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드시 혁신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는 준엄한 경고였다. 세 번의 복당 신청을 거쳐 어렵게 당에 들어간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민심을 정확히 전달하고 당을 혁신하라는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합리적 개혁하는데 힘 모아야

 

그래서 큰 변화와 대통합을 위해 당 대표의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고 충언을 아끼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오픈프라이머리를 능가하는 새롭고 획기적인 공천방식을 연구, ‘숙의(熟議)선거인단 경선’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컷오프제의 희생양이었던 필자는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컷오프가 후보가 가진 경쟁력과 무관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에 목소리 높여 컷오프를 반대했다. 그러나 필자의 충언은 ‘공천권 보장 요구’로 둔갑했고, 수권 대안정당이 되기를 갈망하는 호남의 민심은 ‘호남 기득권’으로 폄하되었다. 오히려 가장 큰 병폐인 ‘계파 패권주의’를 공고히 하는 당 대표의 기득권은 더욱 강화되고 말았다.

 

야당은 기득권의 횡포에 신음하는 민생을 챙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해야 한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역대 최대의석을 확보한 제1야당으로 덩치만 크지 허약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새누리당의 연이은 국정실패와 갈수록 커져가는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그 어떤 정책적 대안, 정치적 의지도 보여주지 못했다.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낼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은 실종되었고 아울러 민생은 외면 받고 있다. 두 번의 무소속 당선, 세 번의 복당 신청을 거쳐 어렵게 들어간 당에서 공천혁신을 비롯한 정치혁신을 이루고, 민생정책 정당의 면모로 일신하여 집권 대안세력으로서 국민들께 희망을 안겨드리고 싶었지만 거대한 불통의 벽에 부딪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작지만 강한 야당, 정권 창출의 의지와 능력을 갖춘 정책정당을 만들고자 새로운 길에 나섰다. 1995년 김대중 총재가 만든 새정치국민회의는 79석에 불과했지만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루어 낸 작지만 강한 정당이었다. 2008년 2월 민주세력이 단결하여 만든 통합민주당 또한 81석에 불과했으나 제5회 지방선거 승리와 재보궐선거에서 연전연승 하는 등 국민의 사랑을 받은 정당이었다. 합리적 개혁의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리멸렬한 야권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힘을 모은다면 이와 같은 작지만 강한 야당, 기득권에 신음하는 민생을 보듬을 수 있는 야당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야권 분열 아닌 체질 개선 위한 기회

 

이제 다시 새로운 정치실험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야권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건강한 씨앗으로 튼실한 열매를 맺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야권의 체질개선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파부침주(破釜沈舟)의 마음가짐으로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새로운 정치세력화의 길에 전북도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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