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세계유산 등재 후속책 마련한 지 9개월 훌쩍 / 세부계획·담당 부서·예산 등 아직도 확정 못 해
전북도가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후속 대책을 내놓은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이를 연계한 관광활용 대책 마련이 미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을 비롯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자 도는 같은 달 세계유산 후속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총 6987억 원을 투자해 홍보, 관광, 인프라, 보존관리 등 4개 분야 38개 세부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관광분야는 지난해부터 2017년까지 3년동안 백제역사유적지구 통합관광패스라인 구축과 백제역사유적지구 코스 및 루트개발 등을 세부사업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세부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사업 담당부서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연계가 되지 않고, 예산도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관광총괄과에서 예산을 배정해 관광 코스 등 계획을 세우면 문화유산과에서 그 안에 백제문화유산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넣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반면, 도 관광총괄과 관계자는 “논의 된 적 없는 일이며, 우리 과에서 이 사업들에 대해 책정한 예산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관광총괄과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전북관광패스라인 사업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관광총괄과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별개사업이고 백제문화유산 연계보다는 전북지역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덧붙였다.
익산시 역시 지난 2005년부터 231억원을 투입해 미륵사지 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지 매입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토지보상 등이 걸려 있어 부지매입이 늦어지고 있다”며, “내년까지 매입이 완료되면 2018년에는 구체적인 계획들이 가시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백제문화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지역의 역사문화유산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도는 관광산업과 연계하기 위해 등재 직후 관광인프라 구축 방안 등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했지만 정작 추진된 사업은 없이 말만 요란했던 것이다.
도내 한 대학교수는 “왕궁리나 미륵사지 유적지에는 탑과 전시관외에 볼거리가 없고 유적지간 거리도 멀어 관광객 동선 연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자치단체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익산 금마지구 주민들도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막상 별 것 없다고 말한다”며, “백제역사유적지 주변 관광 인프라 구성이나 관광객을 위한 효율적인 동선 안내가 갖춰져야 하고 세계유산을 꾸준히 관리하는 전담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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