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 뭔지 모르겠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보기 좋지. 시장 분위기도 좋고.”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전주 신중앙시장에서는 전주 로컬문화 사진전이 열렸다.
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회와 전주신중앙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이 주관한 ‘2016년 제9회 전주국제사진제’의 일환으로 문화를 통해 전통시장의 역사·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다.
전주지역 사진작가들이 전통시장과 지역사회의 모습을 기록하고 이를 지역민과 공유하는 사진전은 일단 기획 의도에 잘 부합했다. 최근 문을 연 청년상인 창업점포 ‘청춘밀당’, 시장 내 갤러리 등 시장 곳곳에 대형 현수막 형태로 작품을 전시한 것도 시장을 방문한 누구든지 오가며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효율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장 상인들과 시장을 찾은 시민들 대부분은 이 곳에서 사진제가 열리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시장 내 상인들에 따르면 상인들에게 사진제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나 알림이 없어 시민들이 물어봐도 ‘나도 잘 모르네, 허허’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진제 관련 리플렛은 제작됐지만 시장 내부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현수막 형태로 내걸린 작품에도 ‘전주국제사진제’문패와 작가 이름만 덩그러니 씌어 있어 왜 이런 현수막이 시장에 걸려있는지를 이해하기란 사실상 힘들었다.
사업단 관계자는 올해 처음 기획된 행사인데다 적은 예산과 짧은 준비 기간이라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와 지역민과의 거리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밀린 전통 시장에 문화를 접목, 활기를 불어넣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전통시장의 볼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문화는 상인과 지역민들이 어우러져 형성되는 것이다. 이들과의 소통 없이 기획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은 보여주기 식 활동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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