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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는 말 좀 하자

▲ 김진만 제2사회부 익산 주재기자

“이름 한 줄만 넣어줬어도 이렇게 서운하지는 않을 겁니다. 앞으로 중앙당에 어떻게 도와달라고 하겠습니까.”

 

익산시가 지난 20일 오는 2018년 개최할 전국체전을 앞두고 알토란 같은 국비를 확보했다며 내놓은 보도자료의 뒷얘기다.

 

익산시의회 새누리당 김민서 의원에 따르면 익산시가 전국체전을 맞아 익산시종합경기장 엘리베이터 설치와 장애인 전용 관람 공간 조성 등 장애인 편의시설 보강을 위해 국비확보가 필요하다며 협조를 요청해 왔다.

 

마침 문체부 차관을 지낸 박종길 전 차관이 익산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무렵으로 그의 인맥을 적극 활용하는 나름의 국비 확보 행보를 펼쳤다.

 

특히나 박 전 차관은 바쁜 선거 일정에도 정부의 해당 주무관은 물론 국·과장, 차관에게까지 직접 연락을 취해 익산시의 국비확보 협조를 당부했고, 익산시 공무원과 문체부 담당 과장이 만날수 있도록 자리도 주선 했다.

 

새누리 중앙당의 관련 상임위 의원들에 대한 협조 요청도 빼먹지 않았다.

 

마침내 익산시는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도움 덕분에 애초 요구액 21억원 중 16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익산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어디에도 새누리당 및 관계자가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 전혀 없었다.

 

오직 자신들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다는 자화자찬 문구로 가득했다.

 

김민서 의원은 “이번 한 번의 협조로 끝낼 요량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서운함을 내심 감추지 않았다.

 

이에 익산시는 “새누리당측과 박종길 전 차관이 도움을 준 건 맞다. 정말 고맙다”면서도 “시에서 공식적으로 내보내는 보도자료에 그런 정치적인 내용을 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에 그랬다”고 해명했다.

 

정치적 판단 여부 기준이 도대체 어떤것인지 모르겠다.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고, 서운한 것은 서운한 것으로 정치적 판단은 시민들이 해야 하지 않겠는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이 있다.

 

익산시 공무원들이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에 너무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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