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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

▲ 김형중 전북인재육성재단 사무국장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것에도 구속되지 않고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을 때 한 번쯤 실행해 봄직한 것이 여행이다. 그러한 고독을 즐기는 시간들이 그 사람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주고, 또 소모된 에너지를 충전시켜 준다. 아무런 고통도, 문제도, 변화도 없는 일상은 무료하고 허허로운 삶이 아닐까 한다.

 

여행길에서 얻어내는 성찰은 특히 중년을 맞이하는 남자들이 살아 온 삶을 뒤돌아보고 앞날을 설계하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월 따라 피고 지는 꽃잎처럼 우리들 인생도 철따라 바뀌어가는 자연의 섭리에 동승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일상은 무료하고 허허로운 삶

 

여행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낮출 줄 알도록 지혜를 준다. 세상 속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작고 미미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교과서가 여행인 것이다. 홀로 왔다가 어느 날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게 모든 사람들의 운명이 아니던가?

 

여행은 단순히 눈만 호강하게 하지 않는다. 여행은 육체를 피로하게 만들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생각들을 영글게 한다. 세상 속으로 깊숙이 발을 들여 놓게 만들어 주는 촉매다. 마치 바닷가의 예쁜 조약돌들이 헤아리기 힘들만큼 수많은 날 동안 아픈 신음을 내면서 다듬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 파도의 손길에서 만들어 졌던 것처럼 우리 인생도 집 밖의 풍경들을 자주 접하면서 애환도 맛보고 또 세상을 배우게 된다. 그것이 여행의 진미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은 생각과 행동을 합리화 하려 하면서 잘못이나 실수를 절대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세월에 묻혀 나이가 들더라도 제자리만 맴도는 바보가 될 것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는 자유롭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상살이는 간단치 않다. 헤아릴 수 없는 가느다란 쇠사슬에 얽매여 살아야 한다. 크고 작은 고통의 터널을 헤어나려고 몸부림치기 일쑤다.

 

행복은 아주 작은 것에서 순간적으로 스치는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행복의 작은 계기를 만드는 데도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들은 고달픈 일상을 벗어나고 싶을 때 여행을 선택한다. 넓게 보면 우리들 인생은 중간지점들을 예측할 수 없을 뿐 최종 목적지가 확실한 여로다. 정신적으로 피로함을 느꼈을 때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 것은 삶을 영위하면서 놓쳤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찾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때로는 여유를 부리는 삶 속에서 앞으로 더 나아갈 길을 찾는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여행은 때로는 사람을 순수하게 만들어주면서 자신도 모르는 강한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철학적인 강론이나 유명 강사의 말에도 자기의 생각을 좀처럼 바꾸지 않던 사람이 우연하게 들었던 트로트 가요의 ‘인연’이라는 노랫말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일상에서 흔하디 흔한 노랫말이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주었듯, 한 걸음으로 시작된 여행이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홀로 떠나는 길이 새 삶 열어 줄 수도

 

푸르른 나뭇잎들이 미련 없이 몸을 던지는 가을이 오면 사람들마다 유전자 속에 가득한 역마살이 슬며시 기지개를 켠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를 거닐고, 험한 바위산을 오르고, 박물관을 서성이는 등 수많은 상상의 날개를 펼쳐간다. 우리는 무엇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하며 오늘을 살고 있을까? 눈앞의 즐거움과 이익을 좇아 탁한 물결을 넘는데 급급하지는 않았을까? 생각을 달리하면 행동이 변화되면서 오랜 습관도 바꿀 수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서 생각이 복잡하고 답답할 때 홀로 떠나는 여행길이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생명수 같은 방향타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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