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편의 시가 실린 시집은 모두 4부로 묶였다. 제1부의 시편은 이념 갈등으로 동족끼리 다투는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을 감싸안은 작품들이다. 평화로웠던 지리산은 어느 날 상처의 땅으로 변모해버리고, 후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그것을 증언하는 노래를 부를수 밖에 없다. 표제작인 ‘거대한 트리’가 담고 있는 이야기다.
‘한반도 온 땅에 솟은 소나무 가지마다/ 불빛이 반짝인다./ 땅속에서 인광이 새어 나와/ 거대한 트리를 완성하였다./ 누가 켜 놓았는지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다./ 트리에 걸어 놓은 버클 신발 단추들이/ 골짜기로 몰려간 바람에 어쩌다 흔들리면/ 한 소절 캐럴도 없이/ 뼈다귀끼리 서로 부딪쳐 우는 소리들/ 더러 삭아서 떨어지는 것/ 불빛에 비쳐 보이기도 한다./…’( ‘거대한 트리’일부)
제2부는 민족의 이질화를 해소하려는 소망이 배어 있는 작품들로 묶여있다. ‘그녀’로 대변되는 민족의 반쪽과 함께하려는 마음과 위기속에서도 버텨나가는 동족의 생명력을 그린다.
3부는 민족의식을 진단하고, 현실참여에 대한 노래를 담았다.
4부에서는 해병대에 지원한 아들이 백령도 자주포병으로 근무했을 때 경험했던 분단의 실상을 풀어놓았다. ‘그대들이 적개심으로 노려보는 곳은 우리 조국이다/ 그대들이 표적으로 삼고 있는 곳은 우리 조국이다/ 적개심으로 노려보아야 할 것은 분단의 역사/ 표적으로 삼아야 할 것은 조국과 민족을 향한 적개심/ 그대들이 배를 띄워 도달해야 할 곳은 증오 없는 조국이다/ 그대들이 상륙하여 깃발을 꽂아야 할 곳은 분단 없는 조국이다’( ‘백령도의 평화를 위한 노래’ 일부)
시인은 “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상처는 밖에서 못질해버린 고립과 폐쇄의 문을 열어 이들과 하나 되는 순간에야 치유된다”고 밝힌다.
현재 익산 이리남성여고등학교에 재직중이며, 올해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을 수상했다. 월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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