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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베인 듯한 얼굴통증, 삼차신경통

▲ 김종욱 우석대 부속한방병원 침구의학과 교수
치과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음식을 씹을 때나 양치할 때 안면부에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대화할 때나 쉬고 있을 때도 찌릿찌릿한 안면통증이 나타나 고통스러워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양상의 안면부 통증이 나타나는 환자들의 경우 삼차신경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삼차신경은 뇌에서 얼굴 주위로 나오는 12개의 뇌신경 중 안면신경과 함께 이마, 볼, 턱에 이르는 가장 넓은 범위를 담당하는 신경이다. 안면신경은 주로 안면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운동신경이고 삼차신경은 안면의 감각을 주로 담당하는 감각신경으로 분포 범위는 비슷하지만 이상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증상은 상이하다. 안면신경이 손상되면 흔히 구안와사, 벨마비 등으로 알려져 있는 안면마비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삼차신경이 어떤 원인에 의해 손상되거나 자극을 받을 경우 앞서 얘기한 것처럼 안면부를 칼로 베이는 듯한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렇게 발생한 통증을 삼차신경통이라고 한다.

 

삼차신경통은 일반적으로 젊은 층보다는 40대 중년이후 연령층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두 배 이상 발생한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삼차신경통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3년간은 13%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삼차신경통이 점점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되어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은 턱관절장애나 치통과 같이 얼굴부위에 나타나는 다른 질환들과 구분을 해야 하는데 삼차신경통을 치통으로 오인해 발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삼차신경통은 대상포진, 중이염, 부비동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에서부터 삼차신경을 압박할 수 있는 각종 종양이나 혈관질환, 외상에 의한 삼차신경 손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나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삼차신경통의 원인을 현재의 진단장비로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특정 원인 질환을 찾을 수 있을 경우 뚜렷한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는 만큼 삼차신경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일부 질환을 찾기 위해 CT나 MRI 촬영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삼차신경통의 서양의학적 치료로 소염진통제보다는 주로 항경련제가 통증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항경련제의 경우 어지럼증이나 위장장애, 간기능저하, 피부증상 등의 부작용이 동반되기도 한다. 약물요법으로 호전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심할 경우 고주파나 방사선을 활용한 시술이나 신경감압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삼차신경통을 면통(面痛), 두풍(頭風), 편두통(偏頭痛), 편두풍(偏頭風)의 범주로 보고 환자의 상태와 증상 양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들을 찾아 치료에 임한다. 안면부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안면부 통증 발생 부위 경혈이나 얼굴과 연결된 경락의 손발, 팔다리에 위치한 경혈에 시행하는 침구치료와 한방물리요법, 안면부의 열증(熱症)이 뚜렷한 경우 이를 억제하거나 통증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약침요법, 턱관절이나 경추의 비대칭으로 인한 삼차신경압박 가능성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교정을 위한 추나요법, 안면통증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한약투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삼차신경통을 치료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삼차신경통 환자들에게 한약제제를 투여해 양약을 중단할 수 있을 만큼 호전된 임상연구 결과를 보고한 예도 있어 양약 사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한의학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느끼고 있는 얼굴통증이 삼차신경통이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심한 통증으로 악화될 수 있고 일반 진통제로도 통증 감소 효과를 얻기 어려운 만큼 삼차신경통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분들은 삼차신경통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아 참기 힘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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