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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시집 '웃는 연습'…반짝거리는 일상의 시편들

 

박성우 시인이 6년 만에 네 번째 시집 <웃는 연습> (창비)을 펴냈다. 한국 서정시단을 대표하는 박 시인답게 이번 작품들 역시 누가 읽어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함이 배어 있다.

 

시집 해설을 맡은 문신 시인은 시집 <웃는 연습> 을 두고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한편의 시가 되는 진경”이라고 말했다.

 

‘고향 마을에 들어 내가 뛰어다니던 논두렁을 바라보니 논두렁 물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내의 몸에서 나온 소년이 논두렁을 따라 달려나갔다 뛰어가던 소년이 잠깐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논두렁 멀리 멀어져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내는 그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논 거울’ 전문)

 

여리고 부드러운 시편들에 생활 밀착형의 찰진 언어들과 삶속에서 우러나는 입말들이 정겨움을 더한다.

 

‘제10차 촛불, 12월 31일 전주 풍남문광장/ 길 위의 문학 콘서트, 사람들이 몰려왔다/ 전주는 전주답게 판소리 촛불을 이어갔다// 현태 탄핵 가결, 나쁜 대통령 즉각 구속……/ 딸애에게 줄 새해 선물 목록을 써보았다’( ‘수첩에는 수첩’ 중)

 

때로는 부정한 세태를 향한 날카로운 눈매를 보내기도 하고,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을 품어 안기도 한다. 문신 시인은 “박성우의 <웃는 연습> 을 읽는 동안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들을 생각했다”며 “박성우는 이질적인 두 존재의 우연한 만남을 운명의 시어로 포섭해낸다”고 말했다.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거대한 이념이나 자본이 아니라 그것들의 틈을 오차 없이 메워주는 소소한 일상. 문 시인은 “독자가 <웃는 연습> 을 읽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은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이지만 이처럼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내는 일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읍 출신인 박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거미’가 당선돼 등단했다. <거미> , <가뜬한 잠> , <자두나무 정류장> , 청소년 시집 <난 빨강> , <사과가 필요해> 등을 펴냈고, 신동엽 문학상, 윤동주 젊은작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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