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편·외국영화 2편…전주영화제서 성장한 국내외 감독들의 신작 / 탈북·간첩누명 등 다뤄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장편영화 제작 지원 프로젝트인 ‘전주 시네마프로젝트(JCP) 2018’ 선정작이 공개됐다. ‘파도치는 땅’(감독 임태규), ‘겨울밤’(장우진), ‘굿 비즈니스’(감독 이학준), ‘태양이 항상 바다로 지는 것은 아니다’(감독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노나’(감독 카밀라 호세 도노소) 등 5편이다.
‘전주 시네마프로젝트’는 지난해까지 3편을 지원했지만 올해 5편으로 늘렸다. 지난해 불씨를 살린 한국영화의 가능성과 함께 더 큰 확장성을 노린다는 목표다. 따라서 한국영화 3편과 프로젝트의 국제성을 높이기 위해 2편의 외국영화를 추가로 선정했다.
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선정 작품 대다수가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남긴 감독들의 신작인 것이 의미가 크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이들 젊은 감독들과의 연대를 통해 빛날 수 있다”고 선정배경을 밝혔다.
첫 장편작인 ‘후아초’부터 작품마다 큰 조명을 받은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와도 2009년부터 그의 장편영화 모두가 초청될 정도로 인연이 깊다. 이번 JCP 선정작 ‘태양이 항상 바다로 지는 것은 아니다’는 체코의 한 작은 마을에서 새 연극을 올리려는 한 중년 연극연출가의 망가지는 일상을 영화화 했다. 절망에 빠졌을 때도 최선의 삶이 가능한가를 묻는 일종의 블랙 코미디다.
칠레 출신의 카밀라 호세 도노소 역시 멕시코에서 촬영한 ‘클럽 로셸’이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공식 초청되고,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에서 상영되는 등 주목받는 영화감독이다. JCP 선정작 ‘노나’는 사랑했던 연인에게 복수한 뒤 칠레의 작은 해안가 마을에 피신해 사는 예순여섯 살 여인 노나의 삶을 그린다.
이학준 감독의 ‘굿 비즈니스’는 지난해 ‘노무현입니다’를 잇는 충격과 감동을 기대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탈북자들과 탈북 브로커들의 관계, 사선을 넘나드는 탈북과정을 긴장감 있게 담았다. 이 작품에만 5년을 매달린 이 감독은 “탈북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인권운동가와 브로커, 그리고 저널리스트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난 5년 동안 브로커들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인권운동가와 동행하면서 대답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겨울밤’의 장우진 감독은 첫 장편 ‘새 출발’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았다. 유연한 롱 테이크 형식으로 공간과 시간을 포착하는데 능하다는 평가다. 이번 ‘겨울밤’은 30년 만에 춘천 청평사를 찾은 중년의 부부가 첫 관계를 맺었던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면서 대면하는 그들의 삶에 대한 성찰을 담는다.
지난해 장편 데뷔작 ‘폭력의 씨앗’으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등을 받은 임태규 감독은 ‘파도치는 땅’으로 올해 JCP에 합류했다. 평생 고기잡이 배 선장으로 살다 피랍되고 돌아온 후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살았던 아버지. 연좌제를 피해 아버지를 떠났던 아들이 아버지의 임종을 계기로 고향에 돌아와 가족과 주변사람들과 화해하는 내용이다. 현대 한국 사회에 가려져 파도치듯 일렁이는 과거의 아픔과 재생을 드러내고 싶다는 감독의 포부다.
약 120편의 국내·외 출품작 중 선정된 ‘JCP 2018’ 5편은 오는 5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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