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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은희 개인전, 자본주의 시대 상처와 상실감 화폭에

여은희 개인전, 도립미술관 서울관

▲ 여은희 작품 ‘Tapestry, 80’

여은희 미술가의 개인전 ‘영원한 봄의 땅 Ⅱ- 슬릿(Slit)’이 12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1991년 대학교 2학년 때 타피스트리(tapestry, 직조)를 처음 접한 후, 그림을 물감이 아닌 실로 엮어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매혹됐다고 한다. 그때부터 실로 그리는 회화’의 세계에 빠져 타피스트리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초기 작품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주제로 작업했다. 현재는 예술가의 역할을 생각하며 시대의 모순과 부조리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환경, 자본주의, 인권 등을 주제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자본주의의 모순이다. 자본주의 구조가 파생시킨 자연과 인간의 황폐화를 시각화한다. 슬릿(Slit)은 틈, 구멍, 상처, 찢다, 베이다 등의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슬릿이라는 원음을 그대로 사용해 파괴되는 상실의 이미지를 효과적이고 우의적으로 나타내고자 했다.

 

작품 속 색은 제한해 사용했다. 건조한 갈증의 노랑, 깊은 심연을 울리는 보라, 고요하고 냉철한 회색은 상실과 상처를 극대화하는 색인 동시에 관람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색이다. 작가는 갈라져 터지거나 찢어지고 베인 이미지에서 시대의 봉합되지 않은 상처와 인간의 상실감을 본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고뇌다.

 

여은희 작가는 전주대 산업미술학과, 원광대 대학원 섬유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전남대 대학원에서 미술 이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네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 초대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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