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인하·한양·충북대 양성기관 선정됐지만
대학 내 학제 시스템 제대로 못 갖춰 교육 ‘미흡’
기계차와 다른 구조…연구진·교수 등도 태부족
‘전기상용차 중심의 자율주행 글로벌 전진기지’ 육성을 위한 향후 과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침체된 전북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안산업으로 제시됐지만, 산업육성을 위한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됐는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나 기업인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산업연구원 등 전문연구기관에는 상용차 육성을 위한 R&D인프라, 전문인력 양성기관, 중장기로드맵, 기술력, 법제 등 총체적인 부재를 지적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에 비해 경쟁력도 한참 뒤쳐져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전북도가 자율주행 전기상용차 육성을 대안으로 내세운 것은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현대와 타타대우 등 상용차 완성업체를 활용하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산업전략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전기 상용차 육성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전북지역에 자율주행 전기상용차 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학이 관련 기술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미시간 주는 미시간대학과 ‘Workforce Intelligence Networ k’를 구축해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 수송 기획 전문가 등 자율주행차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미시간대학 내 여러 학과의 전공을 융합한 다학제 시스템을 통한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자율주행차 인력을 양성하는 데 필수라고 주장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는 빅데이터와 분석맵핑(Mappinr) 등 다양한 과학의 융합을 통해 구성된다”며 “많은 대학에서 다학제 시스템이 필수요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교육을 받은 인력들이 자율주행차 관련 기관 및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자율주행자동차 일자리 전망 최종보고(2017)’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간 4만5000명이 이 분야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Tesla) 전기자율차 관련 인력이 1만4000여명 수준이다.
반면 국내와 도내에 자율주행차 연구인력 시스템은 체계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군산대학교와 인하대학교, 한양대학교, 충북대학교를 관련 산업 양성대학으로 선정했지만, 대학 내 시스템은 체계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자율주행 상용차 관련된 인력양성은 학제 간 융합을 통한 다학제 체제로 해야 하는데, 국내 대학은 아직 그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며 “대부분 자동차 관련 학과 교수들도 기계공학 중심이기 때문에 인재 육성을 주도할 사람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자율주행 전기상용차 관련 연구인력은 수백여 명 정도로,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현대 오토론이 약 500여명 연구 개발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인력은 전자부품, 차량용 반도체, 자동차 전기전자구조 설계 등을 연구한다. 향후에는 1500여명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와 격차가 많이 벌어졌지만,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더 뒤쳐질 수 밖에 없다”며“전북이 자율주행 상용차 육성에 속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국내와 도내 대학에 다학제시스템을 커리큘럼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계자동차 산업 관련 기업들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력들에 대한 재교육 훈련도 많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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