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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 샤갈 작품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
“나의 태양이 밤에도 빛날 수만 있다면 나는 색채에 물들어 잠을 자겠네.”

 

러시아가 낳은 20세기 거장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이 남긴 말이다.

 

색채의 마술사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이 지난 5일부터 9월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이스라엘 미술관이 기획, 샤갈과 그의 딸 이다(Ida)가 직접 기증하거나 세계 각지의 후원자로부터 기증받은 샤갈 작품 중 150여 점을 소개한다.

 

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되기를 열망했던 샤갈은 1919년 러시아를 떠나 ‘빛, 자유, 기술의 연마’를 찾아 프랑스 파리로 간다. 루브르미술관과 화랑을 다니며 인상파와 후기인상파, 입체파와 야수파 등 당대 화가들의 빛과 공간에 대한 탐구를 한다. 이렇게 파리에서 보낸 샤갈은 6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미술양식을 구축하게 된다. 내면의 시적 호소력과 화려한 색채의 대비가 뛰어난 그림을 그린다.

 

샤갈은 어린 시절 가난하지만 따뜻한 고향 비테브스크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꽃다발과 어릿광대, 날아다니는 연인들, 환상적인 동물들, 성서의 예언자들, 지붕위의 바이올리니스트, 유대인 등 샤갈은 사랑하는 대상을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로, 원근법과 시공을 초월한 스토리로 구사한다. 그의 그림은 꿈과 상상력 그 자체다.

 

샤갈의 예술과 인생에서 아내 벨라 로센벨트를 빼놓을 수 없다. 벨라는 젊은 나이에 병에 걸려 죽기 전까지 샤갈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와 모델, 조언자가 된다. 벨라는 샤갈의 화폭에서 천사처럼,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그리고 샤갈의 영원한 여신이 된다.

 

전시의 포스터로 선정된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이 눈을 사로잡았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행복에 겨운 황홀감을 상징하듯 붉고 노란 꽃들이 라벤더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이다. 사랑하는 여인의 옷을 라벤더로 표현한 점이 좋고 그림의 반을 차지하는 배경으로 샤갈이 특별히 사랑한 색 블루가 사랑스럽다. 블루는 어떠한 명도나 채도에도 아름답고 어떠한 색과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창조주도 하늘을 블루로 했을까.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색도 블루다.

 

이번 전시는 유화가 적어 아쉬웠지만 전시회에서 준비한 멀티미디어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음악과 함께 이번 전시회에 빠진 샤갈의 걸작들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평면의 그림보다 생생하게 다가온다. 행복한 인생을 산 샤갈의 색채의 향연에 나도 절로 행복해진다. 꿈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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