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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 넘치는 배비장전, 배꼽 잡네

도립국악원 창극 ‘배비장전’ 소리전당 29~30일
제주도 민요곡-기녀·해녀의 춤 등 풍성한 볼거리

▲ 20일 도립국악원 창극단원들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5층 대연습실에서 ‘배비장전’ 시연을 하고 있다.

“이엿사나/ 이어도 사나/ 이엿사나/ 이어도 사나”

전북도립국악원 창극 ‘배비장전’ 시연회가 열린 20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5층 대연습실. 무용단원들과 창극단원들이 신비의 섬 제주에서 쉬며, 놀며, 사랑하자는 노래로 극을 시작했다. 이어 배비장을 골려주기 위해 계책을 세우는 김경 목사와 제주 사람들의 모습, 애랑의 집에 찾아간 배비장의 모습 등 주요 장면이 공개됐다. 떠들썩하고 들뜬 분위기였다.

특히 국립창극단 시절, 배비장전의 배비장 역을 맡아 29일 동안 공연했던 조통달 창극단장에게는 더없이 특별한 자리였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올해 정기·순회공연작 ‘배비장전’이 6월 29~3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시작으로 7월 5일 고창문화의전당, 7월 14일 군산예술의전당을 찾는다.

배비장전은 작가 미상의 조선 후기 소설로 판소리 배비장타령을 원작으로 한다. 여색에 빠지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제주도로 떠난 배비장이 기생의 유혹에 빠져들어 망신을 당한다는 이야기다. 양반의 위선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재치있는 재담이 담겨 있다.

배비장전의 주요 등장인물은 배비장과 기생 애랑, 김경 목사, 방자 차돌 등이다. 배비장은 애랑, 차돌 등 주변인들의 공모에 의해 개, 가야금으로 변신하고 궤짝에 갇히는 등 끊임없이 풍자된다. 결국 배비장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창극 배비장전의 작창은 조통달 창극단장, 대본은 정선옥 극작가, 작곡·편곡은 이화동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교수, 연출은 오진욱 연출가가 맡았다.

작창은 전통 판소리의 맛이 드러나도록 채보했다. 27인조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와 수성가락으로 소리의 맛을 살렸다. 제주 토속민요와 통속민요의 선율을 차용해 번안한 곡, 판소리의 평조·우조·계면조를 바탕으로 만든 곡 등을 작곡했다.

또 ‘이어도 사나’, ‘둥그레 당실’ 등 민요곡을 삽입해 제주 분위기를 한껏 부각했다. 제주 기녀의 춤과 해녀의 춤 등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조 단장은 “배비장전의 원형을 살리되 현대적 감각을 곁들여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창극 배비장전을 거울삼아 우리 모두 서로 믿고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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