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이전 운영 가능성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에 소재한 제동(製銅)유적을 호남 최초의 구리 생산유적으로 추정케 할 수 있는 근거들이 확인됐다.
진안군은 구리를 생산했던 제동로(製銅爐 : 구리를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가마와 유사한 시설) 2기와 대규모 폐기장, 건물지 1기에 대한 유적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은 고려시대를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판단되며 삼국시대 토기가 일부 수습됨에 따라 고려시대 이전부터 운영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전라북도와 진안군,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 공동으로 실시됐다.
진안군 동향면 지역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등의 문헌 속 ‘동향소(銅鄕所)’라는 특수행정구역이 있던 곳. 그동안 제기돼 왔던 구리 생산유적의 존재를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대량리 제동유적은 지난해 11월 실시된 시굴조사에서 대규모 슬래그 폐기장과 제동로 추정 유구가 확인됐다. 확인된 총 2기의 제동로는 모두 노벽(爐壁)과 배재구(排滓口) 등의 상부구조가 유실됐으며 노를 축조하기 위한 하부구조만 남아있다.
또 조사지역 서남쪽 조사경계 부분에서는 건물지 1기의 일부가 조사됐다. 구리 생산 집단의 생활공간 또는 제련을 통해 생산된 구리를 가공해 완성품을 제작하기 위한 공방지(工房址)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구리를 2차 가공해 완성품을 만든 흔적은 부여 관북리, 익산 왕궁리 등에서 조사된 바 있으나, 원석에서 구리를 1차적으로 생산한 유적은 경주 일부지역 외에는 거의 조사된 바 없다. 때문에 이번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은 호남지역 구리 생산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며 전북지역 초기철기시대 및 전북가야 유적 출토 청동유물 등의 원료산지와 유통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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