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소리축제는 전북의 훌륭한 소리 역사를 잇고 새로운 미래의 전통을 제시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소리축제의 방향성과 올 프로그램의 특징을 들어봤다.
- 올해 소리축제는 전북과 해외 국악인들의 협업이 눈에 띄는데요.
“전통은 늘 생물처럼 살아 움직일 때, 또 다른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현대적인 전통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아티스트들이 작은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의 다양한 음악가들과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이러한 흐름과 파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시도와 변화를 통해 지향하는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우리 전통예술은 이미 민초들의 삶과 일상을 위로하는 푸진 서민들의 문화에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와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우아하고 품위를 갖춘 고품격 문화예술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소리축제는 이렇게 품위를 갖추게 된 전통예술이 우아하게 정해진 순서에 따라 최종 목적지인 ‘참신한 현대의 보존’을 향해 나아가는 축제입니다. 이를 지향점으로 삼아 선진(善眞)한 문화적·예술적 성과에 매진하는 ‘매혹적인 로컬문화’ 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 전통음악·세계음악을 조명하는 방식은 더 깊어지고 섬세해진 것 같습니다.
“몇 년 간 노하우도 쌓였고, 해외 네트워크도 훨씬 두텁고 다양해졌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전통음악을 더 깊고 그윽하고 품위있게 들여다보고 그것이 갖는 가치와 매력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또 월드뮤직을 통해서는 새로운 실험과 시도, 융합의 경향들을, 전통음악은 더 깊고 세밀하게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 매년 축제 현장을 누비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해가 갈수록 참 어려운 축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늘 새로운 생각들을 해야 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소리축제는 특히 더 전문적이고 새로워야 합니다. 감성을 소비하는 축제를 넘어, 이유와 명분, 가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힘들지만 보람으로 버팁니다. 관객들이 가장 큰 힘이고 지지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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