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순교복자 유항검의 딸 유섬이’
27일 오후 3·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순교자의 딸 유섬이는 한순간도 비겁하지 않았습니다. 유섬이는 말합니다.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순결하고 순수한 사랑의 참된 가치요, 믿음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라고.”
복자 유항검의 딸 유섬이의 삶과 신앙을 담은 창작뮤지컬 ‘순교복자 유항검의 딸 유섬이’ 공연이 오는 27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오후 3시, 오후 7시 두 차례.
이번 공연은 교구 설정 81주년을 맞은 천주교 전주교구가 동정녀 유섬이의 삶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유섬이는 신유박해 때 순교한 ‘호남 최초의 천주교 신자’ 유항검의 딸이다. 1801년 신유년 10월 24일, 전주 초남리에 살던 유항검은 주문모 신부의 입국을 도왔다는 이유 등으로 참수됐다. 부인 신희, 동정부부인 큰아들 유중철(요안)과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등도 순교했다. 어린 세 자녀 중 유섬이(9살)는 거제도 관비로, 유일석(6살)은 흑산도 관노로, 유일문(3살)은 신지도 관노로 유배됐다. 유섬이는 관비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청빈하고 순결한 삶을 추구하며 평생 동정을 지켰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뮤지컬 ‘순교자의 딸 유섬이’를 반기며 “유섬이는 신앙과 정결을 지키기 위해 돌과 흙으로 버무려진 집을 마련해 40세가 될 때까지 숨어 지냈다”며 “순수하고 고귀한 유섬이의 삶은, 현대인들에게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고 묻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한병성(세례자요한) 회장은 “14년 전 무대에 올린 국악 뮤지컬 ‘임이여 사랑이시여’가 유항검과 그 가족의 삶을 묘사하는 시작점이었다면 ‘순교자의 딸 유섬이’는 그 가족사의 완결판이다”며 “현대음악으로 담아낸 이번 뮤지컬을 통해 조선 후기 사회상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특히 “유항검과 가족의 삶이 시·소설·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창작돼 전주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잡고, 국내·외로 영역을 넓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종교의 경계를 넘어, 이번 뮤지컬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번 뮤지컬은 서막과 1~14장,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원작 강희근, 뮤지컬 대본 국민성, 연출 최성봉 씨. 유섬이 역 김수연, 초시댁 역 류시현, 유항검 역 최형석 씨 등이 열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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