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의료기술의 개발로 국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14년에 70%를 넘어서고 있으나 여전히 암환자의 삶의 질은 일반인에 비해 매우 낮으며, 환자들의 다수가 우울, 불안, 공포, 대인관계 회피나 위축 등의 심리 장애를 경험하고 있다. 흔히 암환자들의 불안과 공포를 표현할 때 ‘다모클레스의 검’으로 묘사한다. 왕의 권력과 부를 체험하던 다모클레스가 한가닥의 말총에 매달려 있는 날카로운 칼을 보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은 마치 암환자가 느끼는 불안과 매우 유사하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자살을 행동에 옮기는 자살 시도의 위험은 암환자가 일반인보다 3.3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스트레스는 제 6의 활력 징후로 인식될 만큼 그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암환자들이 겪는 디스트레스는 단순히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암종별, 시기별로 양상이 조금씩 다르며, 특히 대인관계 회피 및 위축, 자존감 저하, 죄책감 등으로 이어져 결국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를 저하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려 투병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암환자들은 투병 중 분노, 슬픔, 두려움, 우울, 불안 등의 다양한 정서적 고통을 경험하게 되는데 미국종합 암네트워크(NCCN)에서는 이를 디스트레스(distress)로 정의하고, 정신의학, 종양학, 심리학, 사회복지, 간호학을 포함하는 다학제적 전문가에 의해 개발된 디스트레스 관리지침을 발표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에서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디스트레스 관리 권고안을 발표하고 전문가에 의한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세계최고의 암 전문병원인 엠디앤더슨 암센터에서는 침, 명상, 이완요법, 요가, 음악치료 등의 심신요법(Mind-Body program)을 적용하여 암환자들의 디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으며, 메모리얼 슬론 캐서링 암센터, 존스홉킨스 의대 병원, 메이요 클리닉 보완통합의학센터 등 세계적인 암센터 등에서도 통합의료센터를 운영하여 표준 치료와 더불어 심신요법을 적용하여 디스트레스 관리에 의미있는 결과들을 활발히 보고하고 있다.
디스트레스는 코티졸 및 에피네프린 등의 변화를 일으켜, 몸을 보호하는 면역기능은 억제되고 염증반응과 관련된 면역기능은 활성화되어 암 뿐만 아니라 감염 및 면역계,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암이 자라는 미세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자연살해세포(NK cell)의 활성을 저하시키고 종양관련대식세포(TAM)의 활성을 증가시키게 된다.
유방암 환자들에 대한 근거중심의 통합암치료 임상진료지침(CA Cancer J Clin. 2017;67(3):194–232)을 보면 침, 명상, 요가, 이완요법 등은 환자들의 불안, 우울, 삶의 질, 항암치료 후 오심, 구토 등의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18년에 발표된 체계적 고찰에 의하면 점진적 근육 이완법 및 심상유도에 의한 이완요법은 환자들의 불안 및 우울등의 감정 상태를 개선시키고, 항암치료 부작용 완화 등에 의미있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Explore. 2018;14:137-143). 또한 심신요법은 염증반응과 관련된 지표들을 의미있게 개선시킨다는 결과들이 최근 국제 학술지에 활발히 보고되고 있으며 미국국립암센터 (NCI)에서도 표준 암치료와 더불어 침, 명상, 요가, 이완요법, 기공, 음악치료 등의 심신요법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에서는 암환자의 삶의 질 및 불안 우울 등의 디스트레스를 개선시키기 위하여 통합암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수정 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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