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청정기가 에어컨처럼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작년 여름 폭염 때처럼 전기요금 걱정도 커지고 있다.
더구나 에어컨은 어떻게든 참아볼 수 있지만, 깨끗한 공기를 마시려면 공기청정기는 24시간 켜둘 수밖에 없어 심리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7일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가동에 따른 전기요금 증가는 제품의 소비전력과 가동시간, 가동환경이 영향을 미친다.
공기청정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은 보통 에너지소비효율등급에 월 또는 연간 예상전기요금을 표시하지만, 실제 요금은 사용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사용제품 요금계산’(http://cyber.kepco.co.kr/ckepco/front/jsp/CY/J/A/CYJAPP000.jsp)을 활용하면 공기청정기 등 특정 전기제품을 추가로 사용할 때 월간 전기요금이 얼마나 더 나올지 가늠할 수 있다.
제품에 표시된 소비전력과 하루 사용시간, 공기청정기 사용 전 월평균 전기요금을 입력하면 예상 전기요금이 나온다.
예를 들어 월평균 전기요금이 2만원인 가구가 소비전력이 70W인 70㎡(약 21평)형 공기청정기 1대를 하루 24시간, 한 달 동안 틀면 예상 전력사용량은 3만3천920원이다. 공기청정기 사용으로 월 요금이 1만3천920원 증가하는 것이다.
한전 전력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3월 서울시의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은 2만1천900원이었다.
누진제를 적용하는 주택용 전기요금의 경우 공기청정기 사용으로 더 높은 누진 구간에 진입할 경우 예상보다 요금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주택용은 월 사용량 200kWh까지는 kWh당 93.3원을 내고 201∼400kWh에 대해서는kWh당 187.9원이다. 400kWh를 초과하는 사용량에 대해서는 kWh당 280.6원을 적용한다.
다행히 공기청정기는 대체로 에어컨만큼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스탠드형 에어컨의 경우 소비전력이 대체로 1kW 이상이지만, 20평형 공기청정기의 소비전력은 10분의 1인 100W 이하인 경우가 많다.
공기청정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일부 언론은 청와대가 지난해 폭염 때처럼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를 검토한다고 보도했지만, 청와대는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에어컨은 보급률이 높고 전력소비가 많아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도 냉방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를 고려하지만, 아직 공기청정기가 전체 전력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분석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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