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를 육아중인 여성이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s test)와 엄지손가락과 손목이 이어지는 부분의 압통을 확인한다. 손목건초염을 감별해 치료하고, 생활관리를 지도해주는 것이 손목건초염(드퀘르벵병)의 예후에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힘줄 부위가 욱신거리는 건초염으로 1년에 150만명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병원을 찾는데, 그 중 61.7%가 여성이다. 같은 근육을 반복해서 쓰는 작업을 하는 경우에 발생을 하는 질환으로, 노화가 그 원인이 되지만, 젊은 여성의 경우는 임신 출산과 관련해서 근건이 이완되어 있는 상황에 수유와 육아로 인한 과다사용이 이유가 된다.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안에 넣은 상태로 주먹을 쥐고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젖힐때 통증이 유발되면 양성반응으로 압통까지 추가 확인을 한 후, 초음파나 엑스레이의 영상검사 없이 손목건초염(드퀘르벵병)을 진단할 수 있다. 검사법을 온라인에서 검색해 보면 알기쉽게 설명되어 있는 그림이 많으므로 손쉽게 자가 체크를 할 수 있다.
초기에 자가 체크를 권유하는 이유는 출산 후 손목건초염이 악화되어 심하면 수술까지 이어지기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양방을 불문하고 치료의 기본은 1. 휴식 2. 고정이다. 양방치료로는 소염제, 프롤로요법외에 염증이 심해질 경우 염증부위의 결합조직을 절개해 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한방적 치료로는 임신이나 수유중에도 가능한 소염약침을 비롯한 약침을 이용하거나 화침, 뜸, 한약을 이용하여 이완된 근건을 강화시킨다.
예방법과 대처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손목보호대는 미리 착용.
출산 후 회음부나 수술 절개부위가 불편하여 손을 짚고 일어나는 행동, 바르지 않은 수유자세, 손목의 스냅에만 힘주어 유축하는 행동 등 산후에 손목을 상하게 할 수 있는 동작은 너무나 많다. 미리 보호대를 착용하고, 초반 부종 때문에 착용이 영 불편하다면 누웠다가 짚고 일어날 때와 수유, 유축하실 때만이라도 착용을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압박이 심하지 않은 보호대를 선정해야하며, 지지정도의 느낌만 있으면 충분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손목에서 아프다는 신호가 오면 적게 쓰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2) 임신 중 손목 강화 운동을.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에 비해 관절도 굵고 강한데 비해 상대적으로 동양인들은 얇고, 유연하고, 그만큼 다치기 쉬운 체질이라고 본다. 산후에 아프지 않은 산모들은 본래 그렇든, 후천적으로 형성되었든 관절 자체가 튼튼한 사람이다. 그래서 본래 튼튼했던 관절은 조금 약해졌다 해도 산후에도 금새 회복되고 아프지 않지만, 약했던 관절은 더 약해지게 되면 쉽게 손상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래 서양인들에 비해 얇고 유연한 동양인의 관절은 현대인들의 운동부족으로 인해 더 약화되고 있다. 관절이 약하다고 생각된다면 임신초반과 중반에 손목 관절 강화운동과 팔과 등 근육 단련 운동을 해주고, 손목에 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털기, 손목을 가동 범위 내에서 모든 방향으로 스트레칭 해주기 등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노력을 하길 바란다. 단, 손목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줄이는 것이 운동보다 앞서야 할 것이다.
(3)치료는 초반에.
근육 질환은 비교적 치료가 쉬운 편이지만, 관절과 인대 질환은 치료가 어렵다. 손목은 많이 쓰는 곳이고 작은 관절이라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손목 치료는 쉽지 않다. 줄어든 고무줄 팬티는 늘려 입을 수 있어도, 늘어난 고무줄 팬티를 줄여 입기는 힘든 이치이다. 그러므로 초기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치료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1회 15분이내의 따뜻한 찜질이 좋고, 파라핀요법도 추천한다. 물론 염증이 아주 진행된 상태에서는 냉찜질을 활용해야하나, 초반에 그러한 경우는 드물다. 적극적인 치료로는 간접구 뜸치료, 손목으로 주행하는 근육에 대한 치료와 물리치료, 프롤로테라피, 침치료, 약침치료가 있다. 경험적으로 뜸, 화침, 약침치료가 좋은 경과를 보이고, 보호대와 반깁스의 중간단계로 첩대요법 또한 유용하다. 하지만 첫째 때 아팠던 손목이 둘째 출산 후 다시 아픈 경우, 아프기 시작한지 오래되어 만성화된 경우처럼 발생한지 오래 된 통증에는 치료가 더 오래 걸린다.
따라서 임신중이나 출산후에 손목관절통이 시작되기 시작한 시점에,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s test)를 자가 시행하여 보고, 적극적으로 예방과 대처법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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