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30일까지 서울 이화아트갤러리
정겨운 한글 민체를 통해 3.1운동 100주년과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돌이켜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약속을 나눴던 지난해 4월 27일. 두 정상이 기념 식수를 하고 표지석의 휘장을 내리자 바위에 새겨진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귀가 나타났다. 서예가 효봉 여태명 교수의 작품에는 두 정상의 약속과 우리 민족의 오랜 염원이 담겼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그날의 감동을 기억하고 남북 평화를 앞당기는 염원을 담은 전시가 열렸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중구 이화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평화와 번영’ 여태명 작품전. 오픈 행사는 25일 오후 5시.
이번 전시는 여태명 원광대 교수가 서예가로서 평생 연구해온 ‘민체’와 서화의 어우러짐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여 교수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바탕에 두고 그림과 글씨를 법고창신으로 재해석한 ‘민체’에는 자유롭고 개성 있는 민중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서예, 서화, 도자기 등 작품 60여점을 통해 먹과 붓으로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화롭게 세상을 그려내는 서화가로서 여태명 교수의 진면목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길이 5m의 기미독립선언서는 광개토대왕비의 한자 서체와,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의 한글 서체를 조화롭게 혼용한 작품으로 작가의 독창적인 서체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글의 구성 바탕이 天(하늘), 地(땅), 人(사람)의 세 요소임을 간파한 여태명 교수의 거침없는 상상력과 창작 정신은 ‘천지인 시리즈’에서 나타난다. 작가의 키 만큼 큰 붓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표현한 천지인 시리즈는 거대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용암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평화를 주제로 한 여러 대작은 물론 1932년 경북 상주에서 간행된 동학정신을 상징하는 ‘궁을십승가’를 자신만의 민체로 재해석해 이번 전시 주제에 깊이를 더했다.
민중이 항상 역사를 이끌어 왔듯 남북 평화에 대한 실천이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이념정치의 질곡에서 헤매고 있는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직접 평화를 위한 예술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은 한·중·일 민간 예술단체와 작은 기업들의 도움을 얻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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