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아프네, 나도 약 좀 줘” “아~아~ 독재타도!” “7층에서 소리 지르면 죽이잖아~”
지난 25일 오후 국회 본청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보여 준 모습이다. 이들은 국회 사개특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의안과에 제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7층으로 향했다.
이들은 시작부터 철저한 준비성을 보여줬다. A의원이 목 아플 때 먹는 약을 꺼내자 다른 의원들이 서로 달라고 했다. 몇몇 의원들도 “앞으로 계속 큰 소리를 내려면 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의원은 친절하게 약을 나눠줬다. 약을 먹은 한 의원은 목청을 높이는 연습까지 했다.
향후 일정도 논의했다. 의안과 앞에서 어떤 의원과 합류하고, 대열을 어떻게 짜고 하는 식의 얘기였다.
이들이 7층에 도착한 후,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결국 7년 만에 동물국회가 부활했다. 지난 2012년 ‘몸싸움하지 말자’고 만든 국회 선진화법도 무용지물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법안 제출을 위해 의안과를 찾은 민주당 의원들을 힘으로 밀어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해도 소용이 없었다. 보좌진까지 대거 동원해서 의안과 출입구를 모두 봉쇄했고, 더 격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고성과 멱살잡이로 복도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미 한국당 의원들은 이성을 상실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벌이는 행태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한국당은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을 향해 ‘독재타도’를 외치지만, 오히려 본인들은 무력을 동원해 막무가내식 반대를 일삼고 있었다. 당이 지향하는 보수의 품격과는 거리가 멀고 국민들의 눈쌀까지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이런 싸움은 여전히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 전북의 마음을 더 멀어지게 한다.
이 시점에서 한국당 의원들에게 동물국회를 준비하지 말고 대화에 나서기 위한 준비를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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