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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 ‘한반도 평화의 시대와 동아시아의 변모’ 국제심포지엄 개최

9일 서울시청...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비롯 한·중·일 석학들 참여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을 비롯해 동아시아 주변국의 국제지형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소장 서승)는 9일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이 같은 논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한반도 평화의 시대와 동아시아의 변모’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논의의 자리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진징이 북경대 교수, 김성민 건국대 교수, 키무라 가고시마대 교수, 린저 위앤 화동사범대 교수 등 한·중·일 석학들이 참석,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가별 시각과 해법을 제시했다.

심포지엄은 ‘한반도 평화시대의 국제적 조건’이란 주제의 1세션과 ‘한반도 평화시대와 남북한의 변화’ 주제의 2세션, ‘한반도 평화시대와 동아시아의 가능성’의 3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서승 소장은 개회사에서 “분단시대에서 통일시대로 가기 위한 점진적인 발전 과정을 ‘한반도의 평화시대’라 규정한다”면서 “이번 심포지엄은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천명하는 심포지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 강연에 나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간 합의의 의미와 한반도 비핵화 이행과정의 장애물 등을 적시하면서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정 장관은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미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절대 필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과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합의는 뿌리깊은 상호불신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해 대통령 재선에 도움이 될 자산으로 활용하려 하지만, 장관급 이하 미국 실무 관료들은 지난 25년 동안 북핵 협상에서 견지해 온 ‘북한의 선 행동, 후 미국의 보상’ 프레임을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한반도 체제 구축 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는 추동력은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김정은 대변인론’, ‘한미동맹 파괴론’, ‘한미 엇박자론’과 같은 주장이 단순히 식견과 관점 차이의 소산이 아니라 냉전체제-분단체제하에서 구축된 기득권 붕괴를 막으려는 ‘비명’이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1세션에서 장찬준 한신대 교수는 ‘미국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용인할 수 있는가?’란 주제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당사자로서의 적극적 외교 노력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한국이 처한 국제 정치적 환경을 고려하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데 미국의 범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미국의 범위 내에 안주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는데, 미국의 ‘지지’는 필요할지언정 미국의 ‘승인’을 기다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징이 북경대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함께 할 수 있는가?’에서 근대사 이후 중국에 피해를 준 동북아 전쟁이 모두 한반도에서 시작된 것을 들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 나아가 통일이 이뤄지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지역은 중국의 동북지역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입장에서 볼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이 중국의 국가이익을 증대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근 하노이 북미회담이 실패한 것을 들며 “김정은 위원장에는 큰 충격이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북한은 상당기간 침묵할 것이고, 중재역할을 해야 할 한국으로서는 상당히 고민스러울 것”이라며 새로운 프레임 설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성민 건국대 교수는 ‘통일로 가는 길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라는 발표에서 “분단과 전쟁, 상호 적대적 대립이 낳은 국가폭력들을 포함하여 분단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치유와 남과 북이라는 두 체제의 인정에서 시작하여 군축과 경제협력 등 공동번영이라는 관점에서 형제애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예방적 처방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린 저위앤 화동사범대 교수는 ‘한반도 평화시대와 타이완해협 양안 관계’라는 주제에서 “미·일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으면 한반도와 타이완 해협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는 도래할 수 없다”며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학자는 미·일 군사동맹에 대항하는 동아시아 민중 투쟁 연합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서창훈 우석학원 이사장(전북일보 회장)과 장영달 우석대 총장, 한승헌 변호사, 이부영·이철 전 국회의원 비롯한 전문가 및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창훈 이사장은 치사를 통해 “오늘 심포지엄을 계기로 동아시아평화연구소와 함께 김근태연구소가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장영달 총장은 “동아시아의 국제정치 지형에 한반도 평화시대라는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반도를 규정해온 동아시아 질서는 한반도의 변화와 연동돼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 강조했다.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는 지난해 10월 개소해 서승 석좌교수를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와 관련된 학술연구 활동과 시민강좌, 평화체험 답사, 남북교류사업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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