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범용 우석대 부속 전주한방병원 통합암센터 교수
우리나라는 현재, 주변의 가족이나 지인들 중에 암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하나 둘 있을 정도로 암환자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가 거듭될수록 암으로 인한 생존율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기 검진으로 인한 초기 치료와 적극적 관리가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더욱 중요한 것은 가능한 내 주변의 환경을 발암인자로부터 안전하게 하고 내 몸과 마음의 저항력을 키우며 면역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조금이나마 건강한 삶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암과 관련하여 국립암센터에서는 <국민암예방수칙> 을 만들어서 많은 홍보를 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금연을 비롯하여 짠 음식, 탄 음식, 술 등을 자제하고 채소,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암예방수칙>
몇 년 전 영국 의학 저널 온라인판(British Medical Journal Open)에 영국 서리(Surrey)대학교 엠마 림 박사팀은 암환자와 운동의 관계를 연구 발표하였다. 암 환자가 2일에 1번 30분씩 걸으면 신체적, 정신적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연구였다. 진행성 암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하루걸러 최소 30분씩 걷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지원자 그룹 걷기에 참가하게 하였고, 다른 그룹은 평소 신체활동량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면서 6주, 12주, 24주 후 삶의 질을 평가했는데, 그 결과 걷기 운동 참가자들은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웰빙이 현저히 개선되었던 것이다. 또한 이들은 암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고, 이와 함께 심혈관 건강과 체력도 좋아졌다는 것이다. 걷기 운동에 참가한 한 환자는 이젠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삶을 되도록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룹 걷기 운동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하는 등, 암 관리에 운동이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암 환자들은 치료 기간이나 치료가 끝난 후에도 신체적 활동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운동을 피할 게 아니라 생활화하도록 적극 권고해야 하는데, 여기에 중요한 문제점이 있다. 사실 암환자입장에서 가장 막막한 것 중 하나가 운동이다. 병원에서는 운동을 하라고 권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면 몸도 아프고 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연구결과를 언급하였듯이 운동은 항암화학요법이나 수술 등 치료 전후의 암환자들에게 향후 재활을 위한 꼭 필요한데, 몸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 올바른 움직임을 통해 신체의 유연성과 근력을 보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와 같은 운동을 통해 암환자들의 신체 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고 피로도 또한 개선시킬 수 있으며, 이는 곧 삶의 질 측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암의 종류에 따라서 또는 치료 단계별로 세밀한 운동 계획이 필요하므로 환자의 지구력과 근력, 유연성 등을 참고하여 의료진과의 함께 상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강유지 방법 중 하나이다. 그중에서도 암환자와 같은 정신적 육체적 불안과 쇠약이 함께하는 경우에게 있어서는 적절한 신체의 움직임을 포함한 근력 강화와 유연성 증진은 암을 극복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는 신념을 갖고 가벼운 걷기부터 중등도의 근력운동까지 선선한 아침저녁을 이용하여 실천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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