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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먹는 물, 무엇이 중요한가

▲ 김진만 제2사회부·익산
▲ 김진만 제2사회부 기자·익산

“광역상수도 도입과 노후관 교체는 어떤 게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닭과 달걀’입니다.”

익산시 최양옥 상하수도사업단장은 최근 적수가 발생해 나흘간 단수조치가 내려진 뒤 가진 브리핑에서 안정적인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광역상수도와 노후관 교체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광역상수도의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4억원을 들여 용역도 진행 중이다. 용역은 광역상수도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는 눈총도 받는다.

익산시는 지금까지 농업용 수로를 따라 내려오는 물을 신흥정수장에서 정수해 공급해왔다. 이 물의 안전성은 매일 수질검사를 통해 공개해오고 있다.

이렇게 정수해 보내진 물은 상수관로를 따라 각 가정에서 사용하게 된다.

정수된 물은 깨끗한데 상수관로는 낡을대로 낡았다. 주철관으로 된 상수관은 내구연한 30년을 훌쩍 넘긴 곳도 상당하다.

20년 이상된 노후관이 636km, 교체비용만 2500억원이 필요한데 익산시 상수도특별회계가 적립한 예산은 한 푼도 없다. 상수도 요금을 받아 상수도를 만들어 공급하는 특별회계가 엉터리로 운영되어온 것이다.

노후관 교체를 위해 매년 일정금액씩 적립해 뒀어야하는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노후관에서 떨어진 찌꺼기와 이물질이 적수를 만들었다. 팔봉동 일대 주민들은 나흘간이나 상수도를 공급받지 못했다. 적수로 정수기 필터가 망가졌고 피부병도 발생했다는 민원만 320건이 넘는다. 시는 예비비를 투입해 피해보상에 나서겠다고 한다.

깨끗한 물이 노후관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불안감은 시민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협한다.

깨끗한 물이 깨끗한 관로를 통해 공급되어야 하는 기본과 광역상수도 공급이 어떻게 ‘닭과 달걀’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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