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과 항쟁의 역사, 반일감정 고조
‘삼례, 다시 봄!’ 공연 호평, 관람객 “위기 극복 재도약 기회 삼자”
일본의 경제보복을 바라보는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 주민들의 분노가 남다르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과 항쟁의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완주군에 따르면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 때 양곡창고를 허물지 않고 조성한 문화공간으로, 일제는 당시 삼례역 철도를 이용해 이 일대의 양곡을 군산항으로 빼돌렸다. 일제 양곡수탈의 중심지였다.
완주군 관계자는 “당시 일본인 대지주 시라세이가 설립한 이엽사 농장창고로 추정되는 건물 6동을 원형대로 보존해 목공소, 책공방, 모모미술관, 디지털 아트관, 카페 뜨레, 소극장 씨어터 애니 등 문화공간을 조성했다”며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 교훈으로 삼고자 만든 곳”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삼례문화예술촌에서는 “이번 일본의 경제침탈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다음날인 지난 3일 삼례문화예술촌 소극장에서 펼쳐진 소리연극 ‘삼례, 다시 봄!’ 공연은 그런 지역의 결의를 다지는 장(場)으로 승화했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이 주관한 이 공연은 일제 토지 수탈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조그만 땅마저 빼앗길 처지에 놓인 ‘대복’이 어릴 적 친구이자 일본인 지주의 농장에서 마름 노릇을 하는 ‘판수’와 갈등을 빚는 것으로 시작한다.
암울한 시대 상황에 굴하지 않는 ‘덕구’와 ‘순덕’의 애틋한 사랑과 다가올 봄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삼례, 다시 봄!’ 공연을 관람한 윤가빈씨(36)는 “후안무치한 일본의 경제보복에 엄정히 대처하고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관람객은 “삼례양곡창고 등 문화예술촌을 둘러보며 다시 한 번 극일(克日)의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공연은 올 하반기에 다시 세차례에 걸쳐 무대에 올려 질 예정이다.
한편, 삼례문화예술촌은 양곡창고 자리가 지닌 민족적 고난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2월에는 소극장 시어터애니에서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별기획 자선 콘서트’를 개최했고, 3월에는 3.1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자선공연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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