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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싸움박질에 경제는 식고 있다

김세희 정치부 기자
김세희 정치부 기자

“그 XX(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가 사과하지 않으면 여기 못 들어온다면서요”

“대통령은 밥도 못 먹습니까”

“청와대를 향한 여당 의원들의 눈물 대단해”

“어디서 손가락질이야”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이다.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으로 나라는 ‘풍전등화’ 신세인데, 이들은 막장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싸움만 거듭했다. 현안보고를 한 대통령 비서실도 가세했다. 이날 의제였던 ‘일본의 경제보복과 대응방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결국 막말과 고성만 남았다.

국회 내에서 막장 드라마를 찍는 집단은 또 있다. 야권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민은 시름하는데, 이들은 총선용 밥그릇을 챙기느라 싸움에 여념이 없다. 바른미래당 내 당권파와 바른정당계는 손학규 대표의 퇴진문제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평화당에서도 당권파와 반당권파가 정동영 대표 퇴진과 제3지대 창당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양 당 모두 갈라지면 소속 의원들은 이합집산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정당을 만들 예정이다. 현 소속 정당은 지지율이 낮아 당선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쇄신’을 명분으로 신당을 만들고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려는 전략이다.

국민들이 경제문제로 겪는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이들이 싸우는 사이 경제는 침체일로에 빠져들고 있다. 일본 경제보복에다 미중 무역갈등 확전까지 겹쳐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주식 등 금융자산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간다. 일본 수출입 규제의 영향권에 놓인 여행사, 중소 및 벤처기업은 앞날이 불안한 상황이다. 탄소를 주력산업으로 하는 전북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여야 정치권은 대안을 논의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게 상식이다. 대책이 없는 것보다 대책을 논의 할 시간에 싸움만 일삼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닐까. 이들이 싸우는 사이 경제는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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