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석 기장군수가 군의원들을 향해 호통과 고성을 질러 화제다. 그는 무려 4시간 동안 군의원에게 500번이나“사과하라”고 외쳤단다.
무소속으로 3선 연임, 민선1기 당선경력까지 합치면 4선의 오 군수는 이 사건으로 전국적인‘불통’의 아이콘이 됐다. 이 지점에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많은 부분에서 닮아있었다.
우선 두 사람은 3선 연임으로 지역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신을 관철하는 데 거침이 없다. 거듭된 당선에는 소탈하고 청렴한 이미지가 바탕이 됐다.
올해 기준 오 군수의 재산은 4827만 원에 불과하다. 그는 특히 226명의 기초단체장 당선인 중 전국에서 가장 적은 선거 비용을 썼다. 군수로 재임하며 지난 3년 간 업무추진비를 단 1원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청렴한 이미지를 더했다.
한의사 출신인 그는 고향인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 불우한 이웃이나 독거노인들에게 무료진료를 실시, 약자들을 돌봤다.
김 교육감 역시 교수 시절부터 소탈하고 청렴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다. 약자에게는 겸손했으며 강자에게는 굽히지 않았다. 그가 3선 연임 교육감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그러나 이들은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대법원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아 ‘청렴하다’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자신들의 권한행사에 민감하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 교육감은 자사고 취소권한을 두고 교육부와 대립하고 있으며 오 군수는 부군수 임명권을 가지고 부산광역시와 대립하고 있다. 이들 모두 자치분권 이행을 촉구하며 상위기관과 정면충돌하고 있다.
가장 닮아있는 점은 자신들의 소신과 행동에 반하는 이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화에 나서지 않는 면모다. 단체장은 소신과 이념을 뛰어넘는 폭 넓은 경청과 소통이 요구되는 자리다. 나만 옳다는‘독선’은 필연적으로 외통수(checkmate)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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