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3 11:24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새 아침을 여는 시] 홍제암의 겨울 밤 - 조철헌

오늘밤 가야산 기슭에

나는 한 채의 암자로 누웠네

별자리 지나가는 소리

밤은 깊이깊이 흰 눈을 쌓으며

적막 강산은 벌써 이승이 아니네

 

사바娑婆 세계는 고요로 누워

인간사는 까마득히 자취도 없는

이 허허로운 시공時空

 

밤은 오히려 하이얀 설국雪國

백야白夜의 천국이 가까이에 있네

차가울수록 정중해지는

나그네의 야삼경

 

===================================================

◇ ‘차가울수록 정중해’진다는 말 참 좋다. 어느 시인은 세상에 우리들의 삶을 세상에 소풍 나왔다고 했던가? 기실은 우리 모두가 세상의 나그네다. 잣눈 내리는 겨울 밤, 사바세계는 이미 선정에 들었고 아직 탈속을 못한 암자 한 채는 이제 막 자리를 보았다.

정수리에 차가운 기운을 들이 부어 몸과 마음을 살뜰히 씻어내고 나면, 내게도 순백의 정신이 들어차리라. -김제김영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