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주요 현안법의 20대 국회 통과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국회 보건복지위에 계류된 ‘국립공공의료대학원법’은 사실상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기가 발생한 원인은 우선 한국당의 반대와 민주당의 의지 부족이 꼽힌다. 그러나 그 책임이 정치권에만 있을까.
물론 법안 통과의 매듭은 정치권이 풀어야 한다. 다만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이 시급한 건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서남대 폐교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성격도 강해서다. 자치단체 주요 현안으로도 거듭 내세웠다.
안타깝게도 전북도와 남원시가 관련법안 통과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평가는 들리지 않는다. 도리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만 나온다.
일찍부터 국립공공의료대학원법 통과가 무산될 기류는 감지됐다. 지난달 22일 열린 ‘국립공공의료대학설립에 관한 공청회’에서다. 이 때 여야는 물론 의사협회 관계자들 사이에 관련법을 두고 찬반 의견이 극명히 갈렸다.
그러나 전북도와 남원시는 공청회 이후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보건복지위 법안심사(27~28일)를 앞두고도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만 국회에 드문드문 찾아왔다. 복지위 소속 한 야당의원은 “법안심사가 임박해서야 행정부지사가 보였다”며 “법안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면 도지사나 남원시장이 수차례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읍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탄식했다.
탄소소재법이 1주일 전 법사위 제2법안소위에 다시 계류될 때의 아픔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탄소소재법이 계류된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전북도의 안일한 대응이었다. 실제 과장급이 국회를 찾아 비서관에게 자료만 남겨준 것으로 알려지며 비난이 확산됐다.
당시 민주당 소속 상임위 전문위원이 지적한 대목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 위원은 “다른 자치단체는 자문을 구하기 위해 부지런히 찾아오는 데 전북도는 찾아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전북도와 남원시는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정치권에만 책임을 미룰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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